," 사물이나 생각에 대해 한쪽 면만을 바라보거나 치우쳐 생각하는 것에 대한 사전적인 정의가 편견(偏見)이다. 아직도 어린(?) 서른살이 갓 넘는 나이지만 편견이 주는 씻지 못할 과오로 인해 호인(好人)으로 발전될 수 있었던 관계를 번번이 놓쳐 버린 경우가 허다하다. 첫인상이 주는 호감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는 미련함을 마치 신과의 져버릴 수 없는 약속이라도 되는 양 신성시했던 나를 일깨워 주었던 것은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처음 대학교 동기라는 인연으로 만난 상대방이 주는 인상은 '정말 싫다'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무시하고 지내기에는 너무나 많은 자리가 마련되는 가운데 서로에 대한 인식을 넓혀 갔다. 지금에 와서는 그렇게 행동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로 죽고 못사는 사이로 발전하면서 사람에 대한 편견을 고칠 수 있었다.

편견은 개인 대 개인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종종 지역을 기반으로 일어나는 편견이 더욱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최근 몇 해전부터 군단위의 지자체 축제가 많아지는 가운데 여행사나 언론사를 대상으로 팸투어가 실시되면서 관계자들이 지방을 방문하는 기회가 많아졌다. 그러나 일부 방문자들의 지방에 대한 편견은 도를 지나칠 때가 많다.

'사투리가…' '이런 시골에서 나는…' 일정 내내 무심코 튀어나오는 말은 대상을 다각적으로 보지 못하고 한쪽 면만을 바라보는 편견일 뿐이다. 방송과 매체를 통해 획일화되고 있는 언어에 비추어 방언은 우리 언어문화의 다양성을 이끌어주는 보배라는 측면을 읽지 못하는 과오에 불과하다. 더 나아가 국내로 들어오는 해외여행객의 피부색에 따라 행동을 달리하거나 국외로 여행을 떠나면서 후진국의 문화를 미개시하는 행동 역시 문화상대주의를 모르는 극도로 편협한 편견일 뿐이다.

김헌주 기자 hippo@traveltimes.co.kr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