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모 지자체는 올해 가장 주력하는 행사를 위해 외국인 운동선수들과 군악대 초청에는 수억원의 돈을 투자하면서 정작 내외국인 관광객을 직접 유치할 수 있는 축제 관련 관광 상품화는 결국 '내년'으로 미뤘다.

내년에 대규모 엑스포를 준비하고 있는 지방의 한 시도 외국인 관광객들을 어떻게 유치할 거냐는 질문에는 선뜻 답을 내놓지 못했다. 관련 조직 기구를 활용하거나 주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홍보하겠다는 정도면 그나마 적극적인 편에 속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몰고 올 수 있는 여행사들은 마케팅 방법 중에서도 제일 뒷전이다.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세계 섬 문화 축제는 올해가 두 번째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번에 지적된 많은 문제들이 여전히 재발됐다. 대부분의 지자체 행사들은 끝나고 나면 '일과적이고 전시적인 동네 잔치'라는 지적이 당연하다는 듯이 따라붙는다.

각 지자체들의 행사 취지는 더욱 기발하고 다양해지는 반면 행사 내용은 비슷하다. 본 행사가 무엇인지는 분간할 새도 없이 인기가수들이 나오는 축하쇼가 있고 먹거리 장터가 펼쳐지고 민속공연을 하는 건 어디나 같다. 목표 관람객수를 채우기 위해 초중고 학생들이 강제 동원되는 것도 같다.

관련 설명회에 참가할수록 마음이 자꾸 불편해지는 것은 비단 본인 뿐만이 아닌 모양이다. 여행사 관계자나 기자들의 질문 강도도 설명회마다 수위가 높아진다. '과연 그렇게 투자하고도 행사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노골적인 지적도 마다하지 않는다. 물론 역사도 짧고 해당 지자체만이 떠안아야 할 문제가 아닌 것도 안다. 그럼 기왕 첫술에 배부를 행사가 아니라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구상해 가는 것은 어떨까? 이제 화려한 쇼가 잠시 눈길을 끄는 정도로 지지를 받는 시기는 지난 듯 하다.

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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