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충남 서산에서는 '해미읍성 역사체험 축제'가 개최됐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했을 뿐인 신생 축제지만 다양한 목적을 함축한 지역개발적 의미의 소박한 관광축제였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서해안 고속도로의 완공으로 2001년 12월에는 해미인터체인지가 생겨 해미읍성으로 보다 많은 관광객이 유입될 수 있는 접근편의성을 고려한 선견지명의 발상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둘째로는 '해미읍성 복원개발계획'에 따라 유적복원계획은 수립돼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관광 프로그램이나 축제 이벤트 전략이 부재한 가운에 나타난 결과였다는 점이다. 해미읍성 역사체험 축제를 통해 과거 장터가 있던 자리에 옛날 장터를 재현하고 초야나무가 있던 지역에 병인박해의 현장을 재현하는 곤장, 형틀, 옥사를 지어 해미읍성의 역사를 일시적으로 나타낸 것은 문화재로서의 해미읍성에 대한 인식과 복원운동을 촉진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과거 조선 역사 500년을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다는 대표적 축제마케팅 슬로건도 이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목적을 집요하게 추구한 서산문화원의 끈질긴 노력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셋째로 서산하면 육쪽마늘, 생강, 어리굴젓이 유명하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러한 특산물 판촉을 꼭 마늘축제, 어리굴젓축제 개최를 통해야만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미읍성 역사체험 축제에서는 이러한 특산물들을 옛날 장터지역에 자연스럽게 편입시켜 역사문화소재를 통해 특산물의 판촉을 시도했다는 데서 생산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육쪽마늘과 생강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는 시점에서 지역 특산물의 고부가가치 창출의 계기를 역사축제와의 연계를 통해 추진한 점은 매우 독특한 전략으로 평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해미읍성 역사체험 축제는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축제로 구성돼 교육적 효과를 노린 점이 특이하다. 해미읍 행정성으로서의 관아를 체험한다거나 병인박해의 고문현장인 초야나무에서 곤장, 형틀, 옥사 체험을 하고, 옛날 장터에서 일반화폐가 아닌 옛날 엽전을 사용하는 체험 등은 해미읍성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측면에서 전체적인 해미읍성 마케팅에 크게 기여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아무튼 해미읍성 역사체험 축제가 갖는 관광축제로서의 실험적 시도의 성공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이러한 다양한 지역개발적 목적이 바탕이 될 때 기획이나 실행, 파급효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배재대학교 관광경영대학장 jghon@mail.paicha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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