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내국인 출국 증가의 최대 수혜주여야 할 여행사의 표정에는 그늘만 가득하다. 해외 관광객은 늘고 있다는데 정작 여행사들은 '모객이 예년만 못하다'고 발만 구르고 있다. 특히 광고에 의지하는 패키지 여행사는 이 같은 경향이 더해 수익도 없는 덤핑 상품만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얼마 전 만난 A여행사 중국팀장은 ""저가 상품만 모객이 되는 데다 손님들도 돈 1만원에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갈수록 영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경제 사정이 나쁘니 저가 상품만 모객이 되고 저가 상품의 경쟁력은 가격뿐이라는 설명이지만 한편으론 1만원에 오락가락하는 손님을 대상으로 돈 안되는 장사만 하고 있다는 푸념이기도 하다. 당연히 제대로 된 서비스가 제공될 리 만무하다. 형편없는 수익에 여행사 이미지마저 깎아먹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그럼, 그 많은 관광객은 어디로 가는 걸까? 일부에서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카드사, 홈쇼핑 등 여행 상품을 취급하는 통로가 다양해지면서 손님이 분산됐다는 해석을 내놓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여행사 상품=싸구려 패키지 여행'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는 더 큰 이유일 수 있다. 손님이 없어 모객이 안되는 것이 아니라 늘고 있는 손님을 붙잡지 못하는 것이 현재 여행업계의 모습이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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