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진관광노조는 최초의 여행사 파업이라는 기록을 남기며, 요구를 관철시켰다. 붉은 띠를 머리에 두르고 '받을 것 다 받아내자'라는 구호를 외치는 노조원들의 모습은 적어도 여행업계에서는 생소하고 낯선 모습이었다. 병원파업이나 항공사 파업으로 한참 몸살을 앓은 터라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방법 자체에 대한 찬반논쟁도 없진 않았지만, 내심 '여행사 최초의' 파업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일말의 흥분같은 것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안테나를 곧추 세워도 업계의 반응은 의외로 조용했다. 4일 동안에 이루어진 속전속결로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릴 시간도 없었겠지만, 변변한 노조를 갖춘 여행사라고 해봤자 국일여행사나 한진관광 정도밖에 없으니 딱히 입장이라는 게 있을 리 만무하다. 그 동안 '받아야 했지만 못 받은 것'이 너무 많아도, 솥뚜껑에 먼지 앉은 흥부네 부엌사정인지라 이웃집 굴뚝 연기가 그저 부럽기만 한 처지.

사실 그 동안 수없이 뺨을 맞고 돌아섰던 여행사의 수난사를 생각하면 감히 '노조'니 '파업'이니 하는 말들은 언감생심, 말을 꺼내기도 조심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그래도 '뭉치면 되는구나. 우리도 한번 뭉쳐보자', 이런 반응은 고사하고 은근히 강 건너 불구경 하는 분위기에 속절없이 속이 상해 있을 무렵, 누군가 이런 말을 던진다.

""뒤늦게 알았는데, 속이 시원하지 뭐야. 잘했어!"" 그 말을 들으니 덩달아 속이 시원하다. 박씨 물어주는 제비가 있질 않은가. '아직은…' '여건이…' 그런 말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마른땅을 씨앗이 견뎌주면 좋겠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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