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무리 안테나를 곧추 세워도 업계의 반응은 의외로 조용했다. 4일 동안에 이루어진 속전속결로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릴 시간도 없었겠지만, 변변한 노조를 갖춘 여행사라고 해봤자 국일여행사나 한진관광 정도밖에 없으니 딱히 입장이라는 게 있을 리 만무하다. 그 동안 '받아야 했지만 못 받은 것'이 너무 많아도, 솥뚜껑에 먼지 앉은 흥부네 부엌사정인지라 이웃집 굴뚝 연기가 그저 부럽기만 한 처지.
사실 그 동안 수없이 뺨을 맞고 돌아섰던 여행사의 수난사를 생각하면 감히 '노조'니 '파업'이니 하는 말들은 언감생심, 말을 꺼내기도 조심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그래도 '뭉치면 되는구나. 우리도 한번 뭉쳐보자', 이런 반응은 고사하고 은근히 강 건너 불구경 하는 분위기에 속절없이 속이 상해 있을 무렵, 누군가 이런 말을 던진다.
""뒤늦게 알았는데, 속이 시원하지 뭐야. 잘했어!"" 그 말을 들으니 덩달아 속이 시원하다. 박씨 물어주는 제비가 있질 않은가. '아직은…' '여건이…' 그런 말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마른땅을 씨앗이 견뎌주면 좋겠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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