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3대 미항은 어디인가?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하기도 하지만 호주의 시드니, 이탈리아의 나폴리와 함께 브라질의 리오 데 자네이로가 대표주자로 꼽힌다. 미항을 결정짓는 요소는 단순히 항구의 모양이 아름답다고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브라질을 가다
1. 리오 데 자네이로
上. 세계 최고의 美港 관망하기
下. 해변, 여인, 축구, 쌈바의 도시
2. 이과수아! 폭포여, 웅장한 자연이여!
3. 상파울루남미 관광의 허브를 꿈꾸다

산과 들이 바다와 함께 적절히 어우러져야 하는 데 이는 풍요로운 자원을 바탕으로 보기좋은 항구만이 아니라 각종 문물이 오가는 문명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기준에 가장 적절히 맞아 떨어지는 곳이 브라질(Brasil)의 리오 데 자네이로(Rio De Janeiro·이하 리오)라는 데에 이견을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

드넓은 대서양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높고 낮은 산과 섬들이 단조로운 해안선에 악센트를 준다. 섬 사이사이 바다 만큼 넓고 푸른 들판에는 45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게다가 국토 크기로만해도 세계 5위이고 농사지을 수 있는 비옥한 땅은 세계 1위인 브라질의 중심도시이니 리오의 풍요로움은 새삼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다.

리오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은 나중으로 미루고 우선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항구도시를 관망부터 해보자. 전체적인 리오의 구경은 크게 세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리오 구경은 사실상 가장 먼저 비행기를 타고 들어올 때부터 시작된다. 두 번째는 리오 관광 1번지 코르코바도 언덕에서의 전망을 감상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일명 빵산이라고도 불리는 수가로프 산에서 리오를 내려다보는 것이다.

창가에 앉아야 한다는 행운이 먼저 있어야겠지만 리오를 먼저 만나는 것은 하늘에서이다.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고 구름 사이를 뚫고 착륙을 준비할 때부터 도시는 작은 비행기 창을 통해 가슴에 안기기 시작한다. 가만히 창밖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할말을 잃는다. 항상 따라붙는 미항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어서도 그렇겠지만 사실 거대함에 먼저 압도당하기 때문이다. 비옥한 국토 면적으로는 최고답게 긴 해안선을 따라 내륙 쪽으로 오밀 조밀 집들이 끝도 없이 들어서 있고 대지는 온통 초록이다. 해안선을 따라 비행기가 움직이는 방향을 계속 쫓다보면 하얀 해변들이 펼쳐져 있고 올망졸망한 언덕들이 새로운 풍경들을 만들어낸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리오가 에피타이저라면 주 요리는 코르코바도 언덕과 수가로프 산이다. 두 언덕(또는 산) 모두 어느 것이 우선이라고 하기가 무색할 만큼 각각에서 보는 리오는 표정이 다르다. 우리로 치면 밥과 국같은 콤비를 이룬다. 그래도 코르코바도(Corcovado)를 제 1번지로 치는 것은, 뉴욕에 자유의 여신상이 있다면 리오에는 리오의 상징인 예수석상이 있기 때문이다. 이 언덕은 도시 어느 곳에서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해발 710m의 언덕 위에 38m 높이의 예수석상이 두 팔을 한껏 벌리고 세워져 있다. 리오를 대표하는 사진 속에 항상 제일 먼저 등장하는 것이 예수가 두팔을 벌리고 있고 그 아래에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도시의 모습이다.

이곳까지는 빨간 기차를 타고 올라가면 된다. 자동차를 이용해서 오르기도 하지만 대형버스가 들어가기에는 길이 좁고 위험해 대부분 기차를 타고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차는 30분마다 한 대씩 운항하고 언덕 3분의 1정도에 이르는 높이까지는 사람들이 살고 있어 기차가 일반 교통수단의 역할까지도 해낸다.

약 20여분정도 기차를 타면 종점에 이른다. 여기서 예수석상까지는 계단을 이용해서 약 10여분 오르면 되는데 발을 내디디는 순간부터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로 리오의 장관이 한눈에 성큼 펼쳐진다. 구불구불 파노라마처럼 스쳐가는 해안선을 마음에 새겨두고 크고 작은 언덕·섬들과 하나하나 눈인사를 나누다보면 금새 시간이 흘러가고 만다. 코파카바나나 이빠네마같은 유명해변의 위치도 짐작해보고 경마장이나 축구경기장 같은 도시 문명의 시설물들도 가늠해본다.

뭐니 뭐니해도 눈길을 끄는 것은 예수석상이다. 손바닥 길이만 3m에 이르고 가까이서 보니 더욱 거대해 보이는 이 석상을 하나의 카메라 프레임 안에 넣어 사진을 찍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일반 카메라로는 사람을 석상앞에서 훨씬 앞세우고 찍는 사람이 난간에 걸쳐 붙어서야 겨우 한 프레임 안에 넣을 수 있다. 동서양인을 막론하고 예수석상앞에선 석상처럼 한껏 팔을 벌린 포즈를 잡는다.

예수석상을 이 높은 언덕에 어떻게 세웠는지 처음 보는 사람들로서는 불가사의가 아닐 수 없다. 예수석상을 세우기 시작한 것은 1922년, 그후 10년 후인 1931년 10월에야 완공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무게는 자그만치 1,145톤이다. 예수상은 부활후 승천의 모습을 상징하는데 손바닥에는 못자국까지 있다고 한다. 마음이 고단한 자는 다 리오로 오라는 뜻을 담고 있는걸까? 영원한 부활을 상징하는 걸까?

코르코바도 언덕이 육지에서 리오의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대라면 바다에서 육지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는 수가로프(Sugarloaf) 산이다. 포르투갈말로 빵 드 아수카(Pao de Acucar)라고해 일명 빵산이라고도 불리는 수가로프 산은 그 기이한 생김새부터 화제가 된다. 코르코바도 언덕에서 내려다 볼 때도 가장 눈길을 끄는데 마치 남성의 상징과도 닮아 리오 남성들의 정력의 상징으로 통하기도 한다.

수가로프 산의 높이는 394m. 코파카바나 해변 동쪽 끝에 자리잡고 있다. 정상까지는 케이블카를 한 번 갈아타고 올라간다. 정상에서는 좌측의 코파카바나 해변, 우측의 플래멩고 해변을 비롯해 육지의 오밀조밀한 모습을 골고루 관망할 수 있다. 단체관광에서는 오전에 코르코바도에 올라 감상하고 점심식사후 시내 관광을 한 후 해질녘 수가로프에 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다. 특히 수가로프의 일몰과 야경은 일품. 리오의 날씨는 맑기는 하지만 안개나 스모그가 끼어 있어 낮의 전망은 개인적인 취항에 따라 순위가 다르게 매겨지기도 하지만 수가로프에서의 야경 만큼은 3대 미항가운데서도 최고로 꼽힌다.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로 글·사진=김남경 기자
취재협조=란칠레항공 02-775-1500,
라틴투어스 02-756-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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