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숙녀'란 뜻의 에히메현(愛媛)은 바다와 온천이 만나고 현대와 과거가 이름처럼 참 예쁘게 공존하는 곳이다. 에히메에는 온천의 나라 일본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온천이 샘솟고 있으며 한편에서는 다도해인 세토 내해의 절경이 펼쳐진다.

일본 최고(最古)의 온천 - 도고온천

에히메의 명물로 도고(道後) 온천을 빼놓을 수 없다. 도고 온천은 3,000년 전 다리를 다친 백로 한 마리가 온천 물에 몸을 씻고 치유됐다는 전설이 남아 있는 일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온천이다. 온천의 나라 일본에서도 가장 오래된 온천을 지닌 덕에 에히메현 150만 인구 중 50만 인구가 몰려 있는 마쓰야마 시에는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일본 각지에서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다.

마쓰야마 도고온천가에는 여러 온천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100년이란 시간이 지나도록 시영 공중탕으로의 기능을 하고 있는 도고온천본관이 가장 눈길을 끈다. 공중목욕탕으로는 유일하게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한 도고온천본관은 3층 목조 건물로 1층에는 대중목욕탕 '가미노유'가 있어 지금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도고온천본관의 주변에는 50여개의 크고 작은 숙박업소가 있어 하루 5,0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특히 본관에서 차로 15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오쿠도고유원지가 온천욕과 풍경을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오쿠도고유원지의 중심인 호텔 오쿠도고(089-977-1111)에서는 바나나와 야자 등 열대 식물로 둘러쌓인 이색적인 정글온천을 즐길 수 있다. 정글온천 내에는 자갈탕, 족탕 등 10개의 아기자기한 욕탕이 꾸며져 있고 자연광이 온천 내부로 쏟아질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정원을 산책하며 온천을 즐기는듯 한 새로운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바다에도 길이 있다 - 니시세토자동차도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이 있는 에히메현은 지난 1999년 새로운 자랑거리 하나를 얻었다. 99년 5월 세토내해가 가로지르는 에히메현과 히로시마현 사이의 9개 섬을 10개의 다리로 연결한 니시세토자동차도로 개통은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에히메의 진면목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총연장 59.4km에 달하는 이 자동차 도로는 자동차 외에 자전거와 오토바이, 사람이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배낭여행객의 추억 만들기에도 그만이다.

자동차가 아닌 두 다리를 이용해 바다 위를 가로 질러 놓여 있는 거대한 다리를 달리다 보면 기분이 상쾌하다. 주변으로 펼쳐지는 다도해의 풍경도 그림 같고 귓볼을 스치는 찬 바람은 한 낮의 더위를 식히기에 충분하다. 세계 최장의 사장교, 일본 최장의 아치형 다리 등 다리마다의 특색을 감상하는 것도 재미.

에히메현 이마바리시에서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 선라이즈 이토야마 싸이클링 터미널에서 저렴하게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 일본의 싸이클링 터미널은 공공시설의 성격을 띠고 있어 가격이 저렴하고 청결한 숙박시설도 갖추고 있어 믿고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에히메현에서 히로시마현까지는 자전거 대여 시설이 14곳이나 있어 아무 곳에서나 반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썬라이즈 이토야마(0898-41-3196)의 경우 19개의 객실에 10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자전거 여행의 피곤을 풀 수 있는 남녀 공동탕이 있으며 웬만한 시내 비즈니스호텔보다 훌륭한 시설의 2인용 양실을 1인당 3,000엔, 4인용 양실은 1인당 2,500엔에 이용할 수 있다. 자전거 대여료는 1일 500엔이 기본이며 자전거 타기가 힘에 부치는 이들을 위한 전동 자전거는 800엔(건전지 관계로 4시간 이상 사용 불가)이다. 일본 전국사이클링터미널협의회 www.j-cycling.org

마쓰야마시의 상징 - 마쓰야마성

일본 여행 첫날 전통의 도고 온천을 찾아 그 동안의 피로를 풀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에히메를 느낄 시간이다. 도고온천으로 유명한 마쓰야마의 또 다른 상징은 마쓰야마성이다. 마쓰야마시의 중심부 가쓰야마산 정상에 자리잡은 마쓰야마성은 현지 주민들에겐 산책을 겸한 등산코스로 인기가 높으며 관광객들에게는 옛 일본 성주의 기분을 맛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케이블카를 타고도 올라갈 수 있는 마쓰야마성 입구에 들어서면 하이라이트인 천수각에 이르는 동안 적군의 힘을 빼기 위해 만들어진 문을 비롯해 적을 유인하기 위해 3중으로 만들어진 가쿠레 문 등 다양한 용도의 크고 작은 문을 지나게 된다. 보기 드물게 치밀한 항전 태세를 갖춘 성이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실제 성이 침략당한 적은 없다고 하니 치밀하면서 꼼꼼한 일본의 또 다른 단면을 접할 수 있다.

지상 3층, 지하 1층으로 이뤄진 천수각은 가토가와 마쓰다이라가의 검과 갑옷 등이 전시돼 있으며 마쓰야마시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전망도 그만이다. 다만, 천수각 내부는 계단이 가파르기 때문에 일정에 천수각이 들어 있다면 치마는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

시원한 견학 - 아사히 맥주공장

술을 좋아 하는 사람이라면 에히매현 관광 중 아사히 맥주 공장 견학을 놓칠 수 없다. 평일에는 250명, 주말에는 700~800명 등 1년에 10만명 가량의 관광객이 찾는 아사히 맥주 시코쿠 공장은 방문객에게 보리와 홉과 물이 어울려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부터 완성돼 포장되는 모든 단계를 꼼꼼하게 보여 준다. 실제 공장 견학에 이어 한국어로 된 비디오까지 상영하고 나면 시음시간.

견학 시간은 회사 상품 홍보 외에 환경을 생각하는 재활용 등 기업 이미지 홍보가 주를 이루지만 하얀 거품이 쏟아지는 맥주를 보고 있으면 벌써부터 목이 말라오는 듯하기에 더욱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게다가 공장에서 직접 마시는 맥주다 보니 그 맛이 탁월한 것은 당연지사. 10분 이란 시음시간이 짧게 느껴질 수 있지만 무료 견학인데다 이제껏 모르고 마신 맥주에 대해서도 많이 알 수 있다.

에히메현=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취재협조=일본항공 서울지점 02-757-1708
에히메현 한국경제,관광교류 추진협의회 81-89-941-6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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