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서의 여행업 직장으로서의 여행사>
1. 빛 바래는 여행사 명함
2. 직장으로서의 여행사, 학생에게 듣는다
3. 직장으로서의 여행사, 직원에게 듣는다
4. 직장으로서의 여행사, 임원에게 듣는다
5. 그래도 희망은 있는가

""여행사요?"" ""즐겁고 보람 있는 일이지요"" '여행사란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여행사 임원들의 첫 대답은 대체로 한결같고 명쾌하다. 물론, 어떤 식으로든 여행업에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이들의 답변임을 생각하면 이는 어쩜 당연한 응답일 수 있다. 실제로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누구나가 인정하는 여행사만의 매력임이 분명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행사 직원들의 급여나 근무 환경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반응은 대체로 일치한다. '많은 급여를 주고 좋은 대우를 하고 싶지만 현재의 여행 상품 마진이 뻔하기 때문에 여력이 없다'는 것이 공통된 설명이다. 여행사는 좋은 직업이지만 정작 자신의 직원들이 '내 직장'에 대해 높은 만족을 가지지 못한다는 현실에 이르러서는 대부분의 임원진이 자유롭지 못한 셈이다.

I여행사 A 본부장은 최근 ""97년 이전에는 그런데로 상품 마진도 보장이 되고 수익률이 괜찮았지만 상품 가격이 턱없이 떨어지면서 지금은 여행사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질 정도로 상황이 나쁘다""고 털어놨다. 여행사 사정이 안 좋다보니 직원들에게 좋은 대우가 돌아가지 못함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게다가 예전처럼 출장이나 각종 뒷거래 등을 통한 급여외 수입 챙기기도 이제는 쉽지가 않다.

A본부장은 ""97년 이전 수익률이 괜찮았을 때도 여행사 직원의 월급은 적었고 사장과 직원간의 불신이 있어 왔다""며 ""패키지 직원의 경우 월급은 오르지 않은데다 지금은 뒷돈 챙기기까지 어려워진 터라 더욱 힘든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직원들이 급여를 비롯한 전반적인 근무 환경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대다수의 여행사 사장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고 안타까워하는 부분이다. H여행사 B 사장은 ""회사 직원들의 급여를 여행관련 업종 중에서는 최고 수준인 특급호텔이나 항공사와 맞출 계획""이라며 ""여행업과 연계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H여행사 C 사장은 ""현재의 여행사 직원 급여가 최소한 50%는 올라야 하며 자부심까지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80% 가량은 올라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 또한 회사가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뒤에야 가능한 얘기다. 여하튼 직원들 입장에서야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지만 문제는 이런 여행사 경영진의 바램과 달리 여건이 따르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장 뾰족한 방법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서비스업이 그렇듯 여행사 경영의 가장 큰 부담 역시 높은 인건비 비중이다. 일선 임원들이 전하는 여행사의 인건비 비중은 대략 60~70% 수준. 현재의 인원에서 매출을 늘리거나 직원을 줄이는 것이 외형적인 성장을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보니 일단 가격 덤핑으로라도 고객을 유치하려는 악순환의 반복은 점점 그 정도를 더해 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행사 사장 중에는 현재의 파행적인 여행업의 모습에 대해 여행사 사장의 책임론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H여행사 C사장은 ""현재의 여행사 경영은 손익을 따지기보다 현금 흐름이 막히지 않도록 수탁금을 유지하는 데만 급급한 형편""이라며 ""신랄하게 얘기하면 상당수의 여행사가 돈을 번다기보다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간신히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형편인데 직원들이 믿고 따르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C사장은 또 ""기업은 이윤을 내야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당장의 BSP결제와 직원 급여 맞추기가 최대 관심사다 보니 제살 깎는 덤핑 경쟁이 반복될 뿐""이며 ""이런 상황에서 근로 환경 개선이나 우수 인력 유치와 같은 장기적인 투자와 경영이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여행사가 책임경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회사 경영이 선결돼야 한다는 자성의 소리도 있다. H여행사 B사장은 ""일천한 여행업의 역사 속에서 사장과 일부 경영진의 자기 주머니 불리기와 이에 맞서는 직원들의 내 돈 챙기기로 금이 간 노사간의 신뢰 관계 회복은 수입과 지출, 적자, 자본금 등 정확한 회사 내용을 공개하고 서로 신뢰할 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W여행사 D이사는 ""신뢰를 바탕으로 회사의 비전을 공감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급여가 적고 일이 많다고 해도 직원들이 회사를 외면하지는 않는다""며 ""경영진의 역할은 직원들에게 함께 나갈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영진의 자기반성은 엄연한 직장인인 여행사 직원 개개인의 자기개발에 대한 요구로도 이어진다. 특히 지방 도시의 경우 랜드사들의 영업이 강화되면서 더욱 심해져 여행사 업무가 '복덕방' 수준으로 저하하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부산의 N여행사 E 이사는 ""여행사 직원들이 소비자를 상대로 랜드사에서 만들어 온 상품만 팔다보니 상품 기획력은 물론 여행업무 전반에 대한 적응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고 걱정했다.

I여행사 A 본부장은 ""직원에게 경쟁력 있는 상품을 주문하면 무조건 가격만 낮추려 하는 경우가 많지만 천직으로 생각하고 파고들면 상품뿐만 아니라 마케팅과 연결되는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오너 입장에서는 브로셔 제작 일 하나만 맡겨도 능력을 알 수 있는 만큼 틈틈이 자기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결국 살아남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행사 직원의 잦은 이직과 관련해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충고를 잊지 않았다.

1. 다니는 회사가 비전이 없다고 생각될 때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이고 회사가 추구하는 바는 무엇인지를 정확히 따져 보고 결정할 것. 월급쟁이 생활로 돈을 벌려고 하면 마음만 괴롭다. 자신과 회사의 비전이 맞지 않는 다면 다른 직장을 찾아라.

2. 박봉이 견디기 힘들때
많은 월급으로 스카웃 제의가 왔을 때 옮기려는 회사가 정말로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일치하는지를 꼼꼼히 확인해라. 회사는 튼튼한지 제시한 급여와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은 균형을 이루는지 등 정확한 대안이 없으면 낭패 보기 쉽다.

특별취재팀=김기남, 김선주,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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