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과 일본 사이에 가장 큰 갈등요인으로 등장한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파동이 관광업계에 하나의 악재가 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국내 곳곳에서 이 문제와 관련, 규탄대회나 자매결연 파기 등의 일이 벌어지자 우리나라를 찾는 일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광업계의 비공식 집계에 의하면 일본의 역사 교과서 수정거부로 인해 한국에서 반일감정이 고조되자 일본 관광객의 방한이 예년의 절반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 호텔과 여행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인 단체 관광객과 수학여행단의 잇따른 예약취소가 사태의 심각성을 대변한다는 것이 관광업계의 설명이다. 이러한 사태의 전개는 일본인들이 한국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데서 촉발되었음을 지적하는게 우선돼야 할 것 같다. 역사교과서 왜곡과 관광객의 방한은 별개의 사안이다. 외교문제와 민간교류는 동서냉전시대에도 예외로 인정돼 왔지 않은가? 그런데도 일본인들이 언론을 통해 습득한 불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한국에 가면 신변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속단, 방한을 취소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발상이다.

얼마전 한국을 방문한 한 일본인 관광객이 ""한국인들이 친절한데 괜한 걱정을 했다""며 ""일본에 한국인들의 감정이 잘못 전달되는 것 같다""고 한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면 우리에게는 문제가 없었는지를 한번 살펴보자.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방한을 취소한 일본 관광객은 54개 단체 1,800여명에 달하고 연기한 관광객은 16개 단체에 1,3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 지경이 되도록 국내 관광업계 등은 무엇을 했는가. 수수방관 그 자체가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한국에서 일고 있는 반일감정이 왜곡 교과서에 국한된 것이지 관광객에 까지 그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왜 제대로 홍보하지 못했는가. 일본에는 한국관광공사를 비롯 많은 우리의 여행업계가 진출, 나름대로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사전에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시의적절하게 사태해결에 나섰다면 지금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임을 지적하고 싶다.

일련의 사태로 인해 일본인 관광객의 감소가 일시적으로 계속되고 있지만 이것이 장기화될 조짐은 없다는 것이 다행이다. 무엇보다 일본인들이 해외여행 목적지로 한국을 선호하고 있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일본의 각종 여행동향 조사를 보면 일본인들이 해외여행 목적지로 한국을 선호하고 있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일본의 각종 여행동향 조사를 보면 일본인들의 최고 인기 여행지로 한국이 1위 아니면 2위를 고수하고 있다. 일본인의 대한국 선호도를 보면 아시아에서는 언제나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유럽 다음으로 그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한국을 즐겨찾는 것은 거리 산책이나 쇼핑 등을 통해 일상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는 데 모아지고 있다. 거리가 가깝다는 점도 큰 매력의 하나로 등장, 폭넓은 층의 인기를 끌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관광공사는 일본인들의 이런 한국선호를 활용, 역사교과서 왜곡파동으로 야기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방한을 취소한 일본 지자체와 학교 관계자들을 직접 방문해 방한을 권유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본 관광객의 감소는 이것과는 다르다. 우리가 사태해결을 위해 보다 진지하게 접근한다면 '찬바람'을 '훈풍'으로 바꿀 수 있음을 각인해야 한다. 정부도 관광산업을 21세기 국가기간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모든 지원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임을 다짐한 바 있다. 관광업계가 이번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유사한 일을 되풀이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관광산업이 한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 연합뉴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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