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험(冒險), '험난함을 무릅쓴다'. 다분화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 '모험'이란 단어는 그리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매 순간 순간마다 선택이라는 모험 속에 살아가야 하는 타고난 운명을 지닌 존재, 멋지게 도전하는 위풍당당한 모습보다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의 대상으로 느껴질 때가 적지 않다.

호텔 수배를 위해 예치금을 집어 넣어놓고 만에 하나라도 잘못되는 경우 한꺼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위험을 랜드는 감수해야만 한다. 만에 하나 모객이 안된다고 해서 '질러 볼까'하는 억한 마음에 모험에 뛰어드는 랜드. 순간순간을 모험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 업계의 현실이다. 최근 랜드 소장과 함께 나눈 짧은 만남의 시간에서 항상 모험을 해야만 하는, 피말리는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현실을 잠시 엿볼 수 있었다.

연신 울려대는 이동전화기를 타고 오는 견적의뢰가 바쁜 그의 삶을 말해주는 듯 했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메모지를 대신해 담배 포장지에 빠르게 적어 내려가는 손길에 모든 행동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통화가 끝난 후에도 두툼한 가방 속에서 꺼내든 계산기의 숫자 누르는 소리만이 이어졌다. 담배 하나를 물고 나서 한 첫마디가 '이 지상비 가지고는 행사가 힘들겠어요. 조금만 더 올려주면 그래도 모험이라도 해 볼텐데' '이 정도만 되도 쇼핑에서 어느 정도 만회가 되고 수익이 조금이라도 남을 것 같은데'. 단체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모험을 해볼까 말까 하는 모습이 언뜻언뜻 말이나 행동에서 배어 나온다. 용기(?) 있는 모습보다는 포기하라는 말이 입가를 맴도는데...

김헌주 기자 hipp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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