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지하다시피 여행업계 종사들의 이직은 여타 직종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여행업체의 영세성이 가장 큰 이유로 얘기되곤 한다. 가난하다 보니 근무환경도 열악하고 만족할 만큼의 급여도 줄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 과연 그럴까? 최근 모 여행사의 직원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기로 했다. 직장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할 수 있는 월급을 갖고 회사가 소위 장난을 친 것. 처음에 한 말과 나중에 급여를 받고 나서의 말이 전혀 틀렸고, 언제까지 조정해줄 것인지에 대해서도 회사는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이에 실망한 이 직원은 쓰라린 마음을 부둥켜안은 채 첫 직장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이 직원이 회사를 떠나기로 한 이유는 일이 많거나 단순히 보수가 작은 것에 대한 불만 때문이 아니다.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 충격이 너무나 컸던 탓이다. 곧 다른 여행사로 옮길 예정이지만 첫 번째 직장에서 받은 상처가 꽤 오래 갈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여행업계의 이직이 오늘날처럼 비등하게 된 데는 이처럼 '사람을 귀하게 여길 줄 모르는 풍토'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게 기자의 판단이다. 이 회사의 경영진이 처음부터 솔직하게 회사 환경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더라면 결별수순까지는 밟지 않았을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너 아니어도 사람은 얼마든지 있어' 혹은 '돈이 안 벌리는 데 어떻게 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이 작용했을 것이다.

여행업체 종사자들의 이직을 단순히 '영세성' 탓으로 돌릴 수 만은 없다. 직원들과의 신뢰 구축과 회사의 미래에 대한 정직한 비전 제시가 없었으며, 진지하게 설득해 보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출발점의 하나는 직원을 대체 가능한 소모품 정도로 여기지 않고 귀하게 생각할 줄 아는 경영진의 마인드 전환에 있다.

노중훈 기자 w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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