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이 한국방문의 해라는 것은 관광업계 관계자는 물론 상당수의 국민들이 다 아는 사실이다.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행사는 아니지만 우리 스스로가 지구촌에 관광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기위해 마련한 행사다.

정부는 지난 99년이후 매년 관련부처와 단체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가하는 대통령 주제 관광진흥 확대회의를 개최하고 있는데 올해를 한국방문의 해로 정한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 졌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더 확대해석하면 내년에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월드컵에 앞서 한국관광 붐을 자연스럽게 조성해 보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하겠다.

그런데 문제가 파생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게 됐다. 우리의 현실이 앞에 지적한 목적과 관계없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당국은 당초 올 상반기 중 외국인 관광객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결과는 의외로 나타났다.

증가율 자체가 0.2%라는 미미한 수준에 그친데다 외래관광객의 국적별 분포도 예나 다름없는 수준을 맴돌았다. 한국방문의 해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요란하게 내 걸었지만 외국의 반응이 시원치 않았음을 그대로 알 수 있다.

출발은 요란하게 했지만 그에 걸맞는 상품개발과 해외홍보 등에 대한 미지근한 대응이 결국 이런 결과를 불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인없는 결과가 없듯이 사후대책의 미흡이 이 지경이 되도록 내버려 둔 것이다.

실례를 보더라도 이 점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느끼는 불편한 심기를 보자. 한국관광공사 관광불편 신고 센터에 올 상반기중 접수된 외국인들의 신고는 235건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신고된 169건에 비해 무려 39%나 늘어났다.

매년 조금씩 줄어들던 것이 방문의 해에 오히려 치솟는 역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신고건수를 유형별로 보면 택시에 대한 신고가 59건으로 가장 많았고 공항 항공기 이용 및 출입국 절차 불편도 28건이나 되었다.

관계기관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야기된 것은 관광종사자들의 의식문제로 돌리고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일반적인 국민들의 외국인들에 대한 편견과 관광객 안내 시스템의 후진성에 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닐까.

외국인이 분명히 일정기간 예약을 하고 호텔에 투숙중인데도 낮이면 손님을 받아야 하니 몇 시간만 방을 비우라고 한다던가 관광버스가 팁을 안주면 못 간다고 버티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국내에 불법취업하기 위해 관광객으로 위장, 입국하는 일부 동남아인들 때문에 이들 국가로 부터 들어오는 순수 관광객들이 범죄인 취급을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니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떤 구미 관광객은 자기가 보고 느낀 한국관광의 현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인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관광업계에 종사하는 사람 중 일부가 가격을 속이거나 거스름돈을 주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고 이를 항의할 경우 난폭해 진다며 자기 나라에 돌아가면 이런 상황을 관광안내 책자 등을 통해 널리 알리겠다고 일침을 놓기까지 했다.

아시아에서 인기있는 관광국은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이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나라들이 중국이나 일본보다도 더 매력적이라는 뜻이다. 왜 그럴까. 이들 나라들은 무공해 청정산업인 관광산업을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일찍부터 경찰에 관광객 전담부서를 둬 안내업무는 물론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니 문제가 생길 수도 없고 간혹 불미스런 사태가 벌어지더라도 신속히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없지 않겠는가.

그런 점에서 우리도 유사한 제도를 빨리 도입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하루라도 더 편안하게 한국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우리가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환경이 제자리를 잡게 되면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의 입에서 저절로 `원더풀 코리아’가 터져 나오게 될 것이다.

jklee99@kornet.net"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