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본성적으로 선한가 아니면 악한가를 두고 동서고금의 종교가들이나 사상가들이 수많은 논란을 벌여왔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는 인간의 본성을 맹자는 성선설로, 순자는 성악설을 제기하며 각자 연구에 몰두했지만 역시 2,00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명확한 결론은 내릴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은 정말 악하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현 시대를 살아가면서 법이 없다고 상상해보자. 온갖 폭력은 물론 사람다운 삶을 살아가기 힘든 상황, 생각하기에도 끔찍하다. 법가사상이 나온 이후 현 시대의 국가들이 법을 만들어 숭배 아닌 숭배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도 인간들을 다스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최후의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문화관광부가 여행상품 판매시 고객에게 계약서교부와 계약과 약관에 대해 고지를 의무화하는 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해 여행사들이 앞으로 영업하기가 정말 힘들어졌다. 그러나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계약서 교부와 고지의무는 지난 99년 여행사와 소비자간에 이뤄지는 계약을 정부가 법을 제정해 규제조항으로 간섭하는데 모순이 있다고 보고 규제개혁위원회의 철폐방침에 따라 폐지되었던 조항이 부활된 것이다.

여행사의 홈페이지 게시판을 보면 여행상품을 이용한 고객들의 불만의 목소리로 가득 차면서 담당자의 답변은 앞으로 잘하겠다는 말뿐이며 구체적인 보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여행사의 난립과 덤핑관광, 출혈경쟁으로 인해 계약 당시와는 전혀 다른 행사가 이뤄지면서 소비자 보호차원에서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오죽했으면 폐지했던 조항을 다시 만들어 법률화를 추진할까. 이 정도까지 왔다면 여행업계 전체가 규제강화에 불만을 나타내기보다는 과거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아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김헌주 기자 hipp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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