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무교동 일대는 여행사와 항공사, 랜드사들이 주변에 밀집해 있어 갖가지 얘기를 낳는 곳이다. 여행업계의 흥망과 함께 한때는 ‘모여행사가 모모술집을 먹여살린다’는 말이 돌만큼 단골 유흥업소들이 다양하게 모여 있으며, 어느정도 경륜이 쌓인 인사라면 하루저녁 대여섯명의 지인은 쉽게 맞닥뜨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무교다동이 지난 11일부터 제5회 ‘무교다동 가을대축제’를 개최했다. 다동을 휘감은 청사초롱과 하늘을 메운 만국기가 축제분위기를 물씬 풍기고는 있지만 오가는 시민들은 ‘뭐하는 축제야?’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벌써 5회째를 맞는 축제치고는 너무 생소하고 지협적이다. 주최측인 다동번영회는 길놀이, 노래자랑대회 등 나름대로 분주하지만 정작 축제의 중심에 서야 할 상가나 시민들의 표정은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그도 그럴것이 평소와 다름없는 주변풍경에 포스터나 전단들도 술광고가 대부분인데다 골목끝에 세워진 임시장터에는 뱃살이 쏙 들어간다는 한방약초와 벌꿀, 도마뱀주 등만이 구색맞추기식으로 어깨를 맞대고 있을 뿐이다. 뭔가를 부산하게 준비하고 있는 이들도 대부분 몇몇 ‘단란한’ 업체들에서 나온 홍보맨들 뿐이다.

다동은 한국관광공사 건물을 중심으로 여러 호텔들을 주변에 끼고 있으며,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해 많은 관광객들과 샐러리맨들이 오가는 지역이다. 이왕 다동업소들의 지갑을 열어 한달간이나 개최하는 지역축제라면 좀더 활발한 홍보와 행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한국적인 분위기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관심을 끌어도 좋고, 유흥가라는 특징을 살려 밤축제의 묘미를 내세워도 좋다. 작은 동네축제도 훌륭한 관광상품이 되는 실례는 얼마든지 있다. 문제는 주최측과 참가자의 기본 태도에 달렸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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