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영화속에서나 봄직한 풍경. 천공의 성 라퓨타, 미래 소년 코난의 낙원 하이하버⋯. 착하고 건강한 사람들이 아름다운 전원속에서 살아가는 곳. 사람들이 그냥 취하고 마는 후라노⋅비에이는 그런 곳이다.

-글 싣는 순서-
일본의 대자연 홋카이도
1. 불의 나라
2. 언덕의 나라
3. 물의 나라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70년대를 풍미하던 유행가의 가사가 새삼 떠오른다. 곡선이 아름다운 언덕은 마음을 설레이고 풍요로운 뭉게구름은 정신을 아릿하게 한다. 삿포로시에서 기차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후라노시는 홋카이도 중심에 위치한 배꼽도시다. 절정기인 여름에 접어들면 온통 라벤더 향기가 유혹하는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인구 2만2,000여명이 사는 이 꽃천국에 매년 5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 오고 있다. 창이 없는 관광열차 '노루코호'가 운행되는 것도 특이하다. 그만큼 풍광에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후라노엔 다양한 꽃들이 있지만 역시 이곳의 여왕은 보라색 라벤더다. 지중해산 라벤더는 건조한 지역에서 자라는 꽃으로 모두 5종류. 씨 뿌리면 3년 후 꽃이 피고 높이 50㎝의 아담한 나무로 자란다. 이곳엔 대규모의 관광농원들이 많은데 라벤더와 여러 종류의 꽃들이 가득 심어져 있다. 예전엔 향료로 재배했는데 지금은 관광용으로 재배된다. 15헥타르 규모의 플라워 랜드에서는 트렉터를 타고 라벤더를 구경할 수도 있고 직접 꽃을 채취해 초, 베게를 만들 수도 있다.

후라노의 옆동네 비에이는 언덕의 마을. 그 유연한 언덕이 선사하는 남부 프랑스와 같은 정취와 풍광은 사람 넋을 빼놓는다. 단지 꽃과 들과 나무와 구름으로 눈안이 부자가 될땐 세상의 비밀이 궁금해 지기까지 한다. 이렇듯 아름다운 곳에 사진이 빠질 수 없다. 탁신박물관은 초등학교 자리에 세워져 있다. 비에이, 후라노에 반해 계절마다 풍경을 찍어온 故마에다신조씨의 갤러리다. 사진인지 그림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독특하고 초현실적인 사진들이 가득하다. 매년 20만명이 찾고 있다.

그래서인지 후라노와 비에이에는 C.F를 찍기 위한 스텝과 아마츄어 카메라맨, 드라마및 영화제작자가 많이 찾고 있다. 76년 JR광고로 호평을 얻은 후 각종 CF의 무대가 됐다. 후라노를 배경으로 한 UHB의 TV 드라마 키타노 구니카라(북쪽의 나라에서)는 20년전 장안의 화제가 돼 지금까지 속편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시청률 30%를 기록했던 이 작품은 대도시 동경을 등지고 전원생활을 꿈꾸며 산생활을 시작한 한가족의 얘기.

""자연속에서 살자""는 아버지와 ""동경에 돌아가고 싶다는 아이들""의 갈등. 아름답지만 혹독한 자연속에서 자급자족하며 고생을 하는 한가족의 희노애락을 따뜻하게 그렸다. 이 연속극에 출연한 다나카 구니에를 비롯해 이제는 어른으로 성장한 당시의 아역배우들까지 모두 인기스타가 됐다. 시나리오 작가는 25년전부터 이곳으로 이주해 살고 있다. 아름다운 언덕은 보기엔 아름답지만 밭농사로 생계를 이어 온 주민들에게는 개척의 역사였다. 지금도 이곳에 여름별장을 갖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부유층이다. 버스에서 잠시 잠을 청하다 깨어보니 영화 철도원의 무대가 됐던 기차역에 도착해있다. 석양이 지는 역앞 스피커에 영화음악이 흘러나온다. 후라노, 비에이의 하루도 영화처럼 흘러간다.
일본 홋카이도 글·사진=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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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협조=일본국제관광진흥회 02-732-7530

""삿포로 돔에서 맥주한잔?""
새로운 곳을 가면 명물을 빼놓지 말 것. 그렇다면 눈축제로 유명한 삿포로의 명물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화려하게 등장한 삿포로 돔과 삿포로 맥주원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6월2일 오픈한 삿포로돔은 중심지인 오도리역에서 10분 거리. 32헥타르의 부지에 세워졌다. 삿포로는 심하면 6m 높이까지 눈이 쌓이는 지역. 때문에 돔구장의 설계는 불가피했다. 물론 2002년 월드컵을 위한 투자다.

최대수용인원 5만3,845명에 천연잔디 축구장과 인공잔디 야구장 겸용. 돔구장의 천장은 열리지 않지만 서랍식으로 구장 안팎으로 움직이는 축구장의 기능성이 이채롭다. 천연잔디 구장의 컨디션을 최고로 유지하기 위해 시합이 없는 날, 축구장은 돔에서 드르륵 굴러나와 실외에서 일광욕을 한다. 길이 120m, 너비 80m에 점보제트기 30대 무게에 달하는 8,300톤의 구장이 압축공기로 무게를 1/10로 줄인 후 34개 바퀴에 실려 움직이는 것이다. 총 190m를 이동하는데 50분이 소요되고 90도로 반바퀴 틀어서 제자리에 앉히는데 25분이 소요된다. 야구장은? 인조잔디로 된 116장의 조각을 시합 있을때마다 그라운드 바닥에 조립한다. 여기에 5시간 소요.

삿포로돔은 건설비용 422억엔이 들어갔다. 1년 유지비용만 27억엔이다. 물론 치밀한 일본인들이 월드컵때까지 그냥 놀리지는 않는다. 축구 J리그, 프로야구등 각종 시합이 열린다. 레스토랑은 물론 전망대도 있고 돔경기장 안을 구경하는 유료투어까지 판매하고 있다. 삿포로하면 맥주! 삿포로맥주원 역시 이 도시의 오래된 명물이다. 미국의 밀워키, 옥토버 축제가 열리는 독일의 뮌헨과 함께 삿포로 역시 북위 44도에 위치하고 있어 맥주제조에 적합한 기후를 갖고 있다. 물론 맑은 물도 강점이다.

고풍스런 삿포로맥주원에 가면 공장견학과 함께 고풍스런 홀에서 맥주와 무제한 뷔페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소고기, 양고기, 연어등 각종 해산물을 가득 담은 징기스칸 요리와 철판구이가 별미다. 신선도, 온도, 따르는 법 3박자가 갖춰진 삿포로맥주 한잔에서 여정이 무르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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