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최근 매년 30%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가히 인해전술이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다. 최근 韓流열풍으로 중국 청소년들이 우리의 유명 연예인을 보고자 단체로 입국하는 숫자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오히려 방문객 수가 줄어들어 걱정이 앞서는 판인데 젊은이들이라도 와주니 다행이다. 이런 추세라면 한국이 일본 초중고 학생들의 뒤를 이어 중국학생들의 수학여행지로 등장할 날이 멀지는 않을 것 같다. 외래 관광객 수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고 우리가 고대하고 있는 바이지만, 양에 신경을 쓰다보면 질을 소홀히 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수집하는 관광불편신고 내용을 보면 중국인들이 우리 나라를 방문하고 나서 언어도 안 통하고, 먹을 것도 없고, 불친절하다고 불평을 털어놓는다. 삼계탕을 좋아한다고 허구한 날 아침 점심 저녁 삼계탕만 먹여주니 자신들을 뭘로 아느냐고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인들은 따뜻한 차를 마시기를 좋아하는데 호텔 방이나 식당에 들어가면 항상 냉수만 준비되어 있으니 찬밥신세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전혀 과장된 이야기가 아니다.

인바운드 여행업을 수년간 해온 여행사 사장에 의하면 현재 중국에서는 우리 나라를 태국이나 필리핀과 같이 싸구려 여행지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국내의 인바운드 여행사들이 불러들이는 대부분의 중국인 방문객들은 경제적 수준이 낮다고 한다. 이런 수준에 맞추다보니 싼값에 여행상품을 제시하게 되고, 서울방문이 주된 일정이지만 값이 안 맞아 잠은 대전 근처 호텔에서 자고, 교통지옥을 뚫고 다시 서울로 돌아와야 하니 시간낭비도 여간 아니다. 여행사 측의 수지가 안 맞으니 대접이 좋을 리 없고, 친절히 대하기도 힘든 것이 아닌가? 이대로 가다간 가까이 있는 거대시장으로부터 외면 당할 수 있다.

방문숫자도 중요하겠지만 방한 중국인들의 일인당 소비금액을 먼저 따져보아야 한다. 한류열풍으로 방한하는 계층은 주로 10대나 20대의 젊은이들이라서 아무래도 30대 이상의 관광객들과 비교하면 씀씀이가 적을 수밖에 없다. 한류열풍을 타고 들어오는 젊은이들도 그렇지만, 우리 나라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경제적 수준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유망한 시장은 아닌 것 같다. 한류열풍에 취해 있다가는 진정으로 우리가 바라는 구매력이 높은 중국시장을 놓칠 수 있다.

그러면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가? 업계에서는 덤핑을 지양하고, 표적시장을 중산층 이상으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 중산층 이상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숙박시설, 음식, 놀이 등을 연구해 고품질의 상품을 만들고 적절한 가격을 매겨야 한다. 미래에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려면 중산층 위주로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고, 업체가 단합해서 제살 깎아먹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 작년부터 본격화된 중국인의 방한은 이제 시작단계로 보는데 초기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양질의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첫 단추를 잘 꿰매야 나중에 불필요한 수고를 덜 수 있는 것이다.

대구계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ickoh@kmucc.kei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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