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혹은 최고(最古)의 여행업계 전문지임을 자처하는 혹은 공인받는 여행신문이지만, 가끔 이런 항의 전화를 받는다. ""도대체 국내여행에 대해서는 언제 기사 쓸 겁니까?"" 가끔 나오는 상품소개 기사가 고작일 뿐 국내여행시장에 대한 분석이나 전망은 왜 '가뭄에 콩 나듯' 하냐는 원성이다. 그러면 영화, 서적, 레스토랑에 대해서도 고정지면을 할애하는 여행신문의 기자로서 적당한 이유를 찾기란 쉽지가 않다. 그저 '여력이 없어서요'라고 말하기에는 왠지 궁색하다.

국내여행 시장의 크기가 해외여행에 뒤지지 않을 거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라고 양분된 머릿속에서는 왠지 국내여행에 대한 관심이 아들내미가 냉장고 여는 이유와 횟수를 세는 일처럼 부가적인 일로 여겨질 때가 있다. 좁디좁은 땅덩어리지만 내국인에 의한, 내국인을 위한, 내국인의 여행시장을 파악하는 일은 사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메트로폴리탄 시티, 서울에 살고 있는 특별시 시민 중에는 원래 특별하지 않았던 읍면리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면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이 되면 발생하는 민족적인 거사, 고속도로 점령사태에 대해서는 여행객들이 과연 몇 퍼센트나 책임을 져야 할까? 시간은 있으되 돈이 없는 학창시절과 돈은 있으되 시간이 없는 사회생활에 꽉 잡혀사는 대한민국의 필부필녀들은 어떻게 휴가여행지를 결정하는지? 어떤 패턴이 있기는 한 건지, 혹시 그날 날씨에 따라 정하는 것은 아닌지.

봄이면 꽃구경, 여름에는 바다구경, 가을이 되면 단풍구경, 눈 내리면 설경. 이런식으로 계절따라 축제따라 '짜고치는 고스톱'처럼 옷을 갈아입는 국내여행상품들은 도대체 누가 누구 것인지. 인바운드건 아웃바운드건 미국테러에 폭탄 맞은 때이니, 올해 고향 내려가는 버스에서는 앞자리부터 뒷자리까지 설문지라도 돌려야 할까보다. 선물로 볼펜 한 자루씩도 준비하고.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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