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행사 규모가 큰 만큼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뒷 얘기도 무성했다. 특히 이번 WTO 총회는 국제사회의 전면에 등장하는 중국의 저력을 곁에서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2년 마다 개최되는 WTO 총회 개최지를 둘러싸고 중국, 그리스, 파나마 등이 경합을 벌인 총회 기간 동안 중국은 전방위적인 로비를 통해 그들의 외교력을 과시했다. 최근 2008년 하계 올림픽 개최국 유치와 대만을 제치고 먼저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확정짓는 등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의 외교술은 관광 분야도 예외가 아니었다.
일례로 중국의 로비는 700여 명의 참가자들에게 총회 소식을 전하는 WTO 데일리 뉴스에 당초 계획에도 없던 중국 기사를 싣게 만들 정도로 저돌적이고 집요했다. 가능한 모든 외교 채널을 동원해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기사를 싣겠다는 중국 측의 요구는 WTO 사무국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보기에 따라 중국의 등장 방식이 거칠고 무례할 수 있지만 실리를 따지자면 중국은 더 이상 '땅만 큰 가난한 나라'가 아니었다. 중국은 이제 싸구려 전자제품을 넘어 관광분야에서도 당당한 주역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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