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개별여행시대 여행사 갈 길 바쁘다'"
"[커버스토리] '개별여행시대 여행사 갈 길 바쁘다'"
  • 여행신문
  • 승인 2001.10.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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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03년 6월 말 대구. 의류 관련 중소기업에서 10년 째 근무해 오고 있는 나대로(39) 씨는 돌아오는 주말 부인과 두 자녀와 함께 때 이른 여름 휴가를 떠나기로 했다. 행선지는 홍콩과 태국. 4년전 괌으로 첫 해외여행으로 떠난 이래로 가족과는 두 번 째인 그에게 이번 여행의 의미는 색다르다.

지난 괌 여행은 휴가같지 않은 휴가였다. 8월초에만 한정돼 있던 휴가기간과 큰 딸아이의 유치원 방학 기간에 맞추느라 최고 성수기에 출발해야만 했던 나 씨는 예상보다 경비를 초과 사용해야 했고 공항과 휴양지 등에서는 많은 인파들과 부딪히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21세기 해외여행의 새패턴
그러나 이번은 좀 더 저렴하고 여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휴가 분산 제도와 주5일 근무제의 정착으로 나 씨도 연중 필요한 때에 적절히 휴가를 쓸 수 있게 됐고 큰딸이 다니는 초등학교도 이러한 흐름에 발 맞춰 6월말부터 일찌감치 방학을 시작했다. 때마침 비즈니스적인 이유도 생겨 홍콩으로 출장도 가야했기에, 지난 4년 동안 미루고 미뤄왔던 가족과의 해외여행을 결행하게 됐다.

가족과는 두 번째 여행이지만 1년에 한 두차례 중국과 동남아 등지로 출장을 나가본 경험이 있는 나 씨는 이번 여행은 좀 더 과감해지기로 했다. 단체 패키지 상품을 골랐던 지난번과는 다른 방법을 택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일단 출발 귀국편 항공좌석과 여행지에서 묶을 호텔 예약만 했다. 홍콩에서 자신이 업무를 볼 동안 남은 가족들을 위해선 1일 시티투어 프로그램도 예약했다.

결제는 이미 신용카드로 끝냈고 없어도 상관없다지만 만약을 위해 예약 확인 바우처만 프린트 해놨다. 출발 당일 공항에서 탑승권으로 바꾸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지난번처럼 현지에서 쇼핑과 선택관광을 사이에 두고 가이드나 해당 여행사와 실랑이를 벌여야 했던 불쾌한 기억은 이제 잊어도 좋을 듯했다.

태국의 푸켓은 처음이라 좀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여행사의 인터넷 가상 체험 시스템을 통해 마치 그곳에 있는 듯 상세히 안내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없을 듯했다. 만약을 위해서 해당 여행사에서는 현지 사무소의 연락처도 알려줬다. 이제 내가, 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즐겁게 지내는 일만 남았다."" 21세기 해외여행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나대로 씨의 2003년 여행은 가상 스토리지만 실제 그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여러 가지 양상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향후 2~3년 내의 패턴의 변화를 감지하게 하는 요인은 아무래도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주5일 근무제 도입과 휴가 분산제 시행, 그리고 인터넷 등 첨단기술의 대중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 요인은 삶의 질을 여가활동을 즐기는데 비중을 두는 젊은 세대들의 경제력화, 해외여행 경험 인구의 증가, 정보의 공유와 여행 시스템의 발달 등이 서로 맞물려 더욱 변화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21세기 해외여행 패턴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바로 '개별여행'이다. 지난 7월까지 올해 내국인 출국자수는 350만명으로 전년대비 11.6% 증가했지만 일반적인 여행사들에서 체감하는 증가율은 이보다 낮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단체 관광보다는 항공권 등 필요사항만 구입해서 떠나는 개별여행객이 늘어난 것도 주요 요인 중의 하나다. 이미 젊은 층이 주를 이루는 허니문이나 배낭여행은 개별 여행 패턴이 정착되고 있다. 올 가을 허니문 시장을 봐도 항공편과 현지 리조트 숙박, 공항과 호텔간의 교통 알선 등만을 제공하는 상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상품가격이 다소 높은 대신 일정 중에 쇼핑이나 선택관광은 최소화하고 있다.

일반 여행도 마찬가지다. 최근 태국의 한 현지 여행사는 고민 아닌 고민을 털어놓았다. 한국의 여행사를 통해 받는 단체 관광객 수요는 점차 줄어드는 대신 그 회사가 구비해놓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현지 호텔 및 다이빙 등 선택 관광 예약건이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익성 또한 인터넷으로 예약된 건이 다른 비용 발생을 낮춰줌으로써 꽤 짭짤하다고 했다. 여행사를 통해 단체 패키지 관광객을 받을 경우 거래여행사나 관광객의 까다로워진 조건에 맞추려다보면 적자 행사 진행도 감수해야 할 정도로 사정이 열악해지고 있어 랜드사에게도 패키지여행팀은 썩 달갑지 않다. 여행업계에서는 향후 단체 관광은 효도 관광이나 기업체의 연수, 인센티브 관광 등에서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여행 목적도 다채로와지고 있다. 문화 유산이나 음악, 미술, 스포츠, 생태 등을 테마로 한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서서히 인기를 얻고 있다. 진정한 휴식을 위해서는 한 목적지에 장기간 체류하는 선진국형 패턴이 국내에서도 정착되고 있다. 1989년 해외여행자유화 조치 이후 발빠르게 해외 배낭여행에 나섰던 1세대들이 이제 사회 기득권으로 자리잡게 되었고 어학연수나 출장 등을 통해 해외여행경험을 풍부하게 가진 세대들이 여행을 재충전의 기회삼아 주유형보다는 체류형 관광을 선호하고 있다.

휴대폰 인터넷 등 첨단 기술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든 정보 취득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직장 생활 등으로 바쁜 현대인이 굳이 여행 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정보를 수집하지 않아도 좋도록 만든다. 항공만 해결하고 나머지는 비행기 안에서 혹은 현지 공항에 도착한 이후부터 여행에 필요한 숙박, 관광 등 제반사항을 손쉽게 해결해도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에 맞게 여행업계도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더 이상 항공권 판매 수수료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로 살아남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변화를 채찍질하는 가속요인이다. 항공사들의 인터넷 직판 비중과 항공 경기 침체로 대리점 수수료를 인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자신의 성격을 분명히 하면서 그에 맞는 서비스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여름 성수기에 겪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여행사의 체질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브랜드 파워'와 자금력을 가지고 대형화시키거나 자신의 특성에 맞게 전문성을 살리는 것이다. 특히 중소업체의 경우 허니문, 배낭, 전시박람회, 휴양, 테마, 국내 등 특정 색깔로 내실을 다지려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여행 컨설턴트의 역할을 해내기 위해 스스로의 자질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왠만한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는 시대에 이 업종 종사자들이 차별성과 전문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많은 노하우와 지식들로 무장해야 한다. 그리고 첨단 기술이 할 수 없는, 인간미가 살아있는 서비스 마인드를 갖춤으로서 다각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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