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I여행사의 K차장은 최근 상용을 전문으로 하는 조그만 여행사로 자리를 옮겼다. 패키지 업체에서 잔뼈가 굵은 그로서는 패키지 업체와 비교해 인지도나 규모면에서 상대적으로 영세한 그곳이 마음에 썩 들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업무와 노하우를 익힐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둥지를 튼 것이다.

처음 한달간은 놀라움의 연속. I여행사에서 마진을 포기해가면서 팔던 상품을 이 조그만 여행사에서는 제가격을 받으면서도 훨씬 더 많은 인원을 송출하고 있었다. 직원 개개인이 구축해놓은 나름대로의 탄탄한 판매망과 ‘한번 삐끗하면 끝장’이라는 결연함으로 거래처와 쌓은 신뢰도도 유명 패키지 못지 않다. 패키지가 갖지 못한 섬세함으로 개별적인 서비스 보강은 물론 시기에 맞춰 선보이는 이들만의 오랜 노하우도 한몫을 단단히 한다.

중국민항의 판매대리점 중 하나인 한 업체도 최근 새로운 판매망을 모색하기 위해 인터넷쪽으로 바짝 주의를 기울였다. 대형포털과의 새삼스러운 조우는 기대하지 않지만 분명 패키지외의 다른 시장으로 활동영역을 넓힐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밖에도 미국테러이후 패키지시장 밖의 새로운 수요를 공략하는 움직임은 셀 수 없이 많다. 특수계층을 겨냥한 좁은 타켓 상품이 업체의 성격에 맞춰 기획되고 있다. 그동안 단체 패키지의 한계를 느껴온 이들의 발걸음이 테러로 인해 한층 빨라졌다. 항공관계자들도 꾸준한 개별여행객의 추이를 지켜보며 “어쩌면 이번 테러가 패키지 이외의 상품들을 부각시킬 수도 있다”고 점치기도 한다.

세상은 넓고, 여행공략층은 무궁무진하다. 테러가 많은 여파를 남기고는 있으나 이로 인해 상대적인 특수를 누리는 지역도 분명 있고, 패키지가 아니더라도 공략해 들어갈 시장은 아직 얼마든지 남아있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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