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세계무역기구(WTO)는 카타르의 도하에서 선언문을 채택함으로써 회원국들은 앞으로 3년간 시장개방에 관한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하게 되었다. 이번 4차 각료회의에서 논의된 주요내용은 농수산물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지적재산권 등 서비스의 시장개방에 대한 스케줄과 개략적인 가이드라인의 합의였다.

2005년 서비스 시장의 개방을 목표로 회원국들은 2003년 3월까지 서비스 시장 개방에 따른 구체적인 방안을 제출하게 되어있다. 관광도 GATS (서비스교역에 관한 일반협정)의 서비스 분류상 제9섹터에 속해 있어 모든 회원국들이 관광시장 개방을 위해 구체적인 협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개방대상이 되는 관광상품을 정하는 문제는 중요한 이슈가 되겠다.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공인된 관광상품의 분류와 GATS에서 제시한 분류체계는 다르다. GATS의 분류에서는 교통이 관광상품에 포함되지 않고 별개의 독립적인 섹터로 되어 있으며, 레크리에이션·스포츠·문화도 다른 섹터에 포함되어 있어 관광서비스 협상에서는 제외된다. 중요한 것은 협상대상인 관광상품을 어떻게 분류하느냐 하는 문제인데, 분류에 따라 협상의 범위가 사뭇 달라진다.

관광섹터는 4가지 하위섹터로 나뉘어지는데, 호텔과 레스토랑(케이터링 포함), 여행사와 여행도매업, 관광가이드, 그리고 기타로 구성되어 있다. 기타에 속하는 상품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고, 몇 개 나라에서 컨벤션, CRS/GDS 등을 제안해 놓고 있는 상태이다. 유럽연합과 미국 등 선진국들은 현재의 분류를 유지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개발도상국들은 좀 더 자세한 분류체계를 제시하고 있어 협상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4개의 하위섹터로 분류했지만 각 하위섹터에 속하는 세부사항도 각국별로 이견이 많아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호텔의 경우에는 레스토랑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의 호텔과 모텔로 분류하고, 캠핑사이트, 유스호스텔, 치료용 숙박시설 등도 호텔의 세부사항 안에 포함되어 있다. 선진국들은 관광상품을 포괄적으로 다루어서 빠르게 협상을 유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고, 개도국에서는 좀 더 자세하게 분류하여 사안별로 대응하고자 한다. 즉, 경쟁력이 있는 분야는 시장개방에 응하면서 경쟁력이 약한 분야는 국가관광정책 목표라는 이유로 시장개방 속도를 늦추려는 목적이 있다.

우리 나라는 여러 면에서 시장개방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을 제안해 놓고 있지만, 개방에 필요한 결정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다른 회원국들과 마찬가지로 아직 문을 닫아놓은 상태이다.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여행사와 여행도매업인데, 주지하다시피 여행도매업은 선진국에 있는 소수의 대형업체가 수요독점을 하고 있는 상태이다.

국내업계는 영세한 자본과 전문인력의 부족, 그리고 국제적인 네트워크의 부족으로 외국의 대형업체와 경쟁하기 어렵다. 시장개방이 되면 외국 유명 대형업체의 국내진출로 국내 아웃바운드 수요를 독점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정부와 업계에서는 공동으로 대책을 마련해 놓을 시점에 와 있으며, 내부적으로 국내업계의 경쟁력을 키우면서 점진적으로 시장개방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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