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미국 테러 이후 전 세계 관광업계는 비통에 빠졌다. 미국민 자체가 움직이지 않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전세계인들이 필요한 공무가 아니면 여행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세계 경제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인들의 해외 여행 기피는 한국을 비롯해 세계 여러나라의 관광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최근 일본국제관광진흥회(JNTO)가 잠정 발표한 10월 일본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달동안 일본인 출국자수는 91만5,000여명으로 전년동기대비 39.9%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9월 21.5% 마이너스 성장(131만7,000명)에 이어 최고의 감소율을 연신 갱신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인 관광객에 크게 의존하던 괌, 사이판은 물론 필리핀, 태국, 호주 등의 관광관련업자들의 하소연들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님을 실감케하는 대목이다.

반면 한국인들의 출국자수는 전년대비 0.4%의 마이너스 증가율만을 기록했을 뿐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관광관련 업자들은 “별다른 변화가 없는 한국 시장에 더욱 주목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0~11월에 방문했던 마닐라의 쇼핑센터에서도, 파타야의 관광지에서도 한국인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한국인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나라에서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왠지 이러한 모습이 그리 개운치 않아 보인다. 물론 엔고의 매력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아시아 제2의 관광시장이라는 한국에 대해 겉으론 반기면서도 속으론 ‘저가 상품이 주를 이루는 시장’이라고 은근히 뒷전으로 처지기도 했었다.

관광청 관계자들을 만나면 “본청에 얘기해서 한국 시장에 대해 많은 지원을 받으라”고 농담처럼 말한다. 우리 내부 사회 경제가 그리 극한 상황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면 해외 여행에 대한 한국인들의 열망은 테러와 전쟁에도 아랑곳하지 않을 것이다.

김남경기자 nkki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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