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연초부터 관광 분야에는 악재가 잇따른 해였다. 기상이변에 따른 폭설을 시작으로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 간의 마찰, 9·11 미국테러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 및 사고가 외래관광객 확대 유치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했다.

2월의 폭설에 따른 항공결항으로 중국 및 동남아 지역에서만 약 6만5,000석의 손실이 발생했으며, 한국 최대의 인바운드 시장인 일본은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로 빚어진 갈등양상이 수학여행을 비롯해 각종 한일간 교류행사의 취소를 불러왔다.

지난 9월11일 미국에서 발생한 사상초유의 항공기 동시다발 테러사건 및 아프간 보복전쟁은 지역 구분 없이 인바운드 분야 전체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세계적으로도 테러의 직접적인 수단이 되었던 항공사는 물론 호텔, 여행업체들도 연쇄도산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테러에 이은 백색가루 탄저병 소동은 관광산업 경기를 최악의 수준으로 몰고 갔다. 일본의 경우 테러사건으로 꽁꽁 얼어붙은 해외여행 심리는 내년 3월 이후에나 풀릴 것으로 예측되는 등 그 여파가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관광산업만큼 외부 환경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도 없다. 여행과 관련하여 여행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조건이 관광기업 경영의 위기요인이 될 수 있다. 파업이나 시위, 전쟁, 분쟁과 같은 정치적인 요소는 물론 태풍과 폭설과 같은 기상요소도 무시 못한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 불만, 악성 루머 등에 의해서도 관광기업의 위기에 닥칠 수 있다.

국제사회 질서가 복잡해지고 관광이 일상화되면서 관광기업의 경영환경은 예상치 못한 돌발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 문제는 이런 돌발사태는 사전예측이 어렵고 파급효과가 큰 위기상황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위기관리 및 사후대응이 얼마나 적절했는지에 따라 기업의 성쇠가 결정될 수 있다. 위기 대응이 뛰어난 기업은 피해의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고 위기를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다. 1985년 TWA기의 공중납치사건으로 추락한 이미지 쇄신을 위해 그리스 정부는 곧바로 ‘Come Home to Greece’라는 홍보를 전개한 바 있다.

반면 위기에 올바르게 대처하지 못한 기업은 재정 및 이미지상의 손실을 입게 되고 심할 경우 업계에서 퇴출된다. 위기는 그 자체로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주가 및 매출에 반영되어 기업에 직접적이고 장기적인 피해를 초래하기도 한다.

국내 관광기업들은 돌발적인 사고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으나 대응시스템은 극히 취약하다. 위기에 대한 마인드 자체가 희박하고 위기가 도래하더라도 미봉책으로 무마한 후에는 망각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관광기업이 생존·발전하기 위해서는 예고없이 찾아오는 돌발사태에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위기는 예측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초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사건 사고를 은폐, 변명하거나 미숙한 언론대응으로 위기를 키우는 경우도 있다.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나리오 경영을 도입해야 한다. 위기관리를 영업이나 관리와 마찬가지로 경영의 범주에 포함시켜 대처 능력을 키워야 한다. 예측 가능한 리스크를 상세히 파악하고 이를 최소화 하는데 주력하되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수습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위기는 기업에 긴장을 유지시키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며 새로운 사업기회들도 다수 등장하게 된다. 테러사건 이후 호주는 ‘안전한 나라’의 이미지를 홍보하면서 오히려 관광객이 늘어난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연구원 serieco@s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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