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생태관광이 관심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2002년은 유엔에서 정한 ‘세계 생태관광의 해(The International Year of Ecotourism)’이다. 유엔은 1998년 12월 회원국들에게 2002년을 세계생태관광의 해로 지정할 것을 결의한 바 있다. 유엔 산하 지속가능개발위원회(CSD)는 금년 5월19일부터 22일까지 캐나다 퀘벡에서 세계 생태관광대회(World Ecotourism Summit)를 준비하고 있다.

각국에서는 큰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1999년을 ‘생태관광의 해’로 지정한 바 있고, 호주도 이미 ‘생태관광 국가전략 보고서’를 완성시켜 놓았다. 에콰도르, 몽골, 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가 생태관광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선정하고 육성하고 있다. 세계 관광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분야가 바로 생태관광이며, 전문가들은 생태관광시장이 생태관광의 해를 계기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아직 관심수준에 머물고 있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최근 갯벌 체험이나 자연휴양림이 각광을 받고 오지여행, 탐조여행에도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나 업계의 관심은 미미한 수준이며, 외국인 관광객이 체험할 수 있는 생태관광 상품은 아예 찾아볼 수 없다.

생태관광을 국가전략으로 설정하고 실천적 대안을 활발하게 모색하고 있는 나라는 호주이다. 호주의 노던 테리토리 어드벤처 투어스(Northern Territory Adventure Tours)사와 같은 민간 생태관광업자들은 사막의 생태와 지형을 체험할 수 있는 ‘사막 캠핑 및 트래킹’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대륙의 70%가 사막이라 관광지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호주의 고민을 어드벤처 투어스는 직접 사막과 부딪히며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해결해줬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받은 운전사 겸 가이드가 20여명의 여행객을 인솔,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10여일을 여행하는데 매우 인기가 있다.

생태관광 연구에서조차 생태관광이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관해 논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호주에서는 실제 관광객에게 생태관광을 눈에 보이는 경험으로 현실화시켜 실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점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세계적 추세와 상관없이 국내 생태관광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생태관광에 적합한 자원이 부족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열대 원시림과 같은 야생동식물이 풍부한 지역만 생태관광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나라에나 독특한 기후와 생태자원이 있으며 그 자체가 생태관광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제주도의 오름과 계곡, 양양 남대천의 연어잡이, 서해안 갯벌은 훌륭한 생태관광 자원이 될 수 있다. 한때 볼품없이 버려진 땅이었던 홍콩의 마이포 습지는 이미 홍콩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탈바꿈했다.

2002년 세계생태관광의 해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생태관광은 관광업계의 새로운 마케팅 키워드인 동시에 유망시장으로써 가치있는 대안임에 틀림없다. 금년 생태관광의 해를 맞아 여전히 틈새시장에 머물고 있는 생태관광 시장의 확대에 업계와 정부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가전략보고서의 채택, 생태관광지와 상품의 개발, 생태관광객의 윤리지침 개발, 지역주민의 참여와 경제적 이익의 실현 방안 등 우리의 생태자원에 적합한 전략을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외국인 관광객들이 새만금 갯벌과 영월 동강, 한라산의 오름을 찾아 우리의 자연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생태관광 상품이 등장하길 기대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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