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연의 관광 상품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눈높이에 맞춘 본격적인 공연상품이라 할 수 있는 ‘난타’는 지난 15일까지 99만명이 넘는 관람객을 끌어 모았다.

제작진은 19일경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난타의 대박만이 아니다. 문화관광상품에 관한한 황무지와 다름없던 국내에 창극과 태권도, 풍물 등 다양한 공연물이 외국인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난타의 뒤를 잇는 공연 상품은 인사동의 ‘창극’과 태권도를 소재로 한 ‘쇼 태권’, ‘도깨비 스톰’ 등 다채롭다. 오는 20일 첫 공연에 들어가는 쇼 태권은 가장 한국적인 소재라고 할 수 있는 태권도를 문화상품으로 포장하고 주 관람객 층도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쇼 태권을 제작한 (주)라이브 엔터테인먼트의 이종현 대표는 “가장 한국적인 소재로 외국관광객에게 보여줄 공연상품을 만들게 됐다”며 “여행사와 연계한 홍보 마케팅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일부터 정동 A&C 극장에서 1년간의 장기 공연에 들어가는 쇼 태권은 지난 8일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와 가이드들을 초청해 시연회를 갖는 등 막바지 공연 준비에 한참이다.

지난 해 1월 첫 공연을 시작한 이래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축제에서 호평을 받는 등 두각을 보이고 있는 도깨비 스톰도 상설 공연을 펼칠 수 있는 전용극장 마련을 앞두고 있다. 도깨비 스톰을 기획한 미루 스테이지는 상설 극장을 단순히 공연만 하는 공간이 아닌 도깨비라는 테마를 주제로 한 테마극장으로 연출할 계획이다.

여행사 대상 상품화 프로포즈

전통의 거리 인사동에는 창극 전용 극장이 들어섰다. 지난 달 15일 인사동에 문을 연 인사동 예술극장은 한국의 전통 창극을 매일 공연하는 상설 극장. 도심 속에서 한국의 전통을 느낄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인사동이라는 지리상의 이점을 살려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개관에 맞춰 여행업계 대상의 시연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영어와 일어, 중국어로 된 전단 비치, 공연 중 영어와 일본어 자막 서비스 등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공연 후에는 배우들과 함께 기념촬영도 가능하다. 첫 작품으로 두 친구와 기생사이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오유란’이 하루 2회 운영 중이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행사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공연 상품이 쏟아지면서 다양한 볼거리가 늘어난다는 점은 일단 반가운 일이다. 미루 스테이지의 김성열 대표는 “공연상품이 관광상품으로 소개되던 초기에는 여행사에서도 공연이나 극장에 대한 이해가 없었고 공연 제작자도 여행사의 가격정책과 같은 시스템을 파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지금은 난타의 성공 등을 거치면서 여행사와 제작자 모두 서로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는 가지게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 공연 상품들도 모두 여행사를 대상으로 별도의 수수료 지급 계획을 마련하는 등 외국 관광객 유치의지를 밝히고 있다. 인사동 예술극장의 경우 개관 초기 여행사측에 3만원인 입장료의 30%를 수수료로 지급하고 40여명 정도의 인원이더라도 요청에 따라 특별 공연을 펼치는 등 여행사와 긴밀히 협조해나갈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쇼 태권의 경우도 외국인 유치실적 상위 30개 사를 중심으로 상품화를 추진 중이며 입장료 4만5,000원의 30%를 할인해 줄 방침이다.

하지만 공연상품이 여행상품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외형적인 수수료나 기획이 전부가 아니다. 이밖에 단체 관광객을 배려한 주차 공간이나 식당과 쇼핑센터간의 이동이 고려된 공연장의 위치 등은 기본이며 공연의 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여행사 관계자들은 이들 공연이 난타의 성공을 잇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수료를 얼마만큼 책정하느냐가 아니라 작품의 질과 현지에서의 홍보 등이 보다 중요한 관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공연의 질과 현지 홍보가 관건

특히 현지에서의 홍보가 한국 판매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거쳐 공연을 알리는 노력이 성공의 열쇠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하루 관람객의 70% 가까운 좌석을 외국인 관광객이 차지하고 있는 난타의 경우 지난 97년 초연된 이래 해마다 작품을 업그레이드 하고 일본, 홍콩, 영국, 네덜란드, 미국, 대만, 오스트리아 등 해외 16개국에서 공연을 가지며 활발한 홍보 활동을 펼치는 정성이 들어갔다.

A여행사 관계자는 “난타의 경우 많은 일본 공연과 홍보를 통해 손님이 먼저 관람을 원할만큼 많이 알려진 경우”라며 “손님이 원한다면 마진이 적어도 행사를 할 수밖에 없는 만큼 공연상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외국에 공연의 우수함을 알리는 작업이 가장 급선무”라고 말했다.

가격도 민감하다. B여행사 관계자는 “일반 관광객에게 선택관광으로 공연상품을 판매할 경우 입장료외에 가이드, 차량 등의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에 가격이 더욱 올라가게 된다”며 “공연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치게 입장료를 높게 책정한다면 손님을 유도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난타 관계자는 “월드컵 등의 특수를 노리고 새로운 공연물이나 장기공연 결정 등이 늘고 있지만 관광상품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준비하지 않았다며 올해 당장 이익을 얻기는 힘이 들 것”이라며 “외국인의 입장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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