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가까워질수록 호텔·관광업을 둘러싼 이슈들이 쏟아지고 있다. 월드컵 숙박 대책 점검으로 시작된 지자체들의 객실 확보 전쟁, 붐이 일 듯 호텔가를 휩쓸고 있는 개보수 열풍, 그리고 이와 함께 슬그머니 관광호텔의 증기탕과 오락게임장 허가를 둘러싼 오랜 논쟁도 고개를 들었다.

이처럼 월드컵을 계기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 중 하나가 이달 초 단행된 서울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특급 호텔들의 객실가 인상이다. 연례적인 일이라지만 예년보다 인상폭이 컸던 데다가 지방의 중소관광호텔들이 극심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현실과 대조되면서 비난의 말이 많았다. 월드컵 때문에 어쩔 수 없다지만 담합을 의심해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들썩거릴 만큼 주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이에 대해 여행사는 여행사대로 때마다 혼자서 배불리기에 열중하는 호텔들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데 이에 대한 호텔들의 변명이 석연치가 않다. 일단 가격은 올렸지만 할인율을 높여서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것. 월드컵 기간에는 정상요금을 다 받겠지만 비수기가 되면 결국 비슷한 요금, 혹은 그 이하로도 객실을 줄 수 있다는 복선이 깔려 있다.

하지만 “호텔 객실이 만연 재고품도 아니고 항상 30~40%, 때로는 절반 이상의 할인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이 정상은 아니다”는 어느 판촉 지배인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나름대로의 판촉 전략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겠지만 문제는 이런 전략이 스스로의 세일과 마케팅 전략을 좀 먹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 가격이 높을수록 개별 고객의 발길은 뜸할 수밖에 없고 그럴수록 호텔측은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며 여행사나 기업체에 대한 마케팅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도 “담합인가 아닌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호텔들이 한꺼번에 가격을 올림으로서 스스로 경쟁을 포기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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