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친목모임에서 심심치 않게 거론되는 주제 중 하나가 여행사 직원들의 무용담이다. 경력이 많을수록 한두개씩의 사건은 가슴에 품고 있기 마련. 상황이 긴박할수록 사건해결 노하우 한자락은 좌중을 더 강하게 사로잡는다.

처음 만나는 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지는 그야말로 예측불허의 난공지대다. ‘하루 전에 일정을 극적으로 변경’해 무사히 여행을 마쳤다던가 ‘사라진 호텔예약’, ‘컴플레인 해결법’ 등 크고작은 사건들이 여행사 직원들의 노하우 혹은 언변에 녹아 해결돼 왔다.

그러나 사건들을 한번 뒤짚어 보면 실상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대부분이다. 항공좌석이 확인되지도 않은 채 단체를 출발시켰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공지한 일정을 하루 전에 변경하는 것도 소비자의 원성을 산다. 현지에 가보니 호텔방이 없다는 것도 현지와 그만큼 의사소통이 안됐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모 여행사의 팀장은 “들을 때는 아찔한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르지만 뒤돌아 생각해보면 손님에게 그런 서비스를 했다는 얘기 아니겠냐”며 “서비스업종인 여행업계에 ‘극적인 상황’을 연출해 내는 것은 애당초 여행사의 실수”라고 꼬집었다.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았던 개인의 무용담은 해당 여행사와 그 외 업체의 실수담이 되는 셈이다.

‘일단은 출발시켜놓고 본다’는 무지막지함은 업계에 여전히 크고 작은 무용담을 낳고 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항공사들은 좌석관리시스템 도입 등으로 한층 정교해지고 있으며, 소비자는 인터넷을 발판으로 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행동했더니 보상을 해 주더라’라는 내용이 인터넷에 돌고 있을 정도다. 이제 여행업계의 무용담이 변할 차례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