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인구수만큼이나 다양한 문화와 지리적 환경을 자랑하는 중국. 가깝지만 먼 나라 중국여행의 묘미는 바로 이런 다채로움에 있는 것이 아닐까. 화려한 역사를 대변하는 거대 건축물부터 시작해 고행길의 연속일 실크로드, 최근에 귀속된 쇼핑천국 홍콩 등 끝이 없는 중국 탐험은 오늘도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아직은 우리에게 생소한 지역 샤먼(厦門). 중국비행기 추락사건 바로 다음날, 밀려오는 불안감을 마음 한켠에 밀어두고 기대반, 호기심반인 심정으로 그 곳을 향했다. 새벽부터 나선 길이지만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중국은 이미 어둠이 짙게 깔린 후.

하지만 세련된 양식의 샤먼공항을 나서면서부터 느껴지는 상쾌한 바람은 샤먼에 대한 첫인상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거리를 따라 늘어선 꽃모양의 가로등과 곳곳에 심어진 아열대 식물들, 세련되고 깨끗하게 정돈된 거리는 중국이라고 하기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었다.

샤먼은 중국 복건성에 속한 동남부 항구 도시로 현재 5대 경제 특별구 중의 하나이다. 예로부터 중국의 대외 무역과 화교 및 홍콩, 마카오, 대만 사람들이 출입하는 중요한 무역항 구실을 해 왔으며 최근 수려한 풍광으로 인해 손꼽히는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전형적인 몬순기후인 탓에 겨울에 눈이 내리지 않는 대신 사계절 모두 꽃이 피는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남방불교의 또 다른 매력, 남보타사

샤먼에는 중국 남방불교의 성지라 불리는 남보타사가 있다. 당나라 시절에 건립된 이 절은 경내에 불교학교가 있어 비구니를 비롯해 많은 승려들이 기거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무엇보다 남보타사의 가장 큰 특징은 화려한 색채와 문양으로 치장된 건축양식에 있다. 건물 외벽은 물론이고 용, 원숭이 등의 동물 모습이 조각된 누각은 남방불교만의 문화적 색채를 드러내는데 그 중 대비전의 지붕이 가장 화려하다.

성지자들이 양초 굵기만한 향을 피우는 모습도 남보타사만의 특이한 볼거리다. 때문에 절내에는 늘 이들이 피우는 향내로 가득하다. 특이한 향에 취해 있다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몽롱한 기운에 빠져 마치 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남보타사에는 명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거대한 바위에 4~5m정도 되는 ‘불’자를 새겨넣은 석각이다. 특이하게도 이곳에 새겨진 ‘불’자는 온통 금칠이 돼있다. 저 글자를 어떻게 새겨 넣었을까 하는 물음이 채 가시기도 전에 도금된 것이 정말 금일까 되묻는 속세인의 우매한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치며 그저 부끄러워질 뿐이다.

대형고포가 있는 호리산 포대

호리산 포대에 오르면 전장이 13.95m나 되는 세계 최대의 고포를 볼 수 있다. 청나라 시절 중국 동남아 방어 기지였던 이 곳에는 이제 전시용 포들만이 대만해협 너머 대만땅을 겨눈채 진열돼 있다. 포대에 서면 해협 너머로 보이는 대만령 금문도가 애틋한 사연을 전하는 듯 하니, 마치 남북의 대치상황을 그대로 재연해 놓은 것 같은 모습에 가슴 한켠이 아련해진다.

포대내에는 전세계에서 수집한 옛 총포들의 박물관이 있다. 개인 박물관인 이 곳엔 오래된 일본도부터 아랍검을 비롯,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총들이 전시돼 있다. 훅하고 불면 그대로 주저앉을 것만 같은 옛 중세시대의 갑옷부터 장난감같은 소형 포들까지 총포에 관한 모든 것들이 집약돼 있다.

기묘한 모양의 암석들도 눈길을 끈다. 마치 수묵화를 그려놓은 듯한 모습의 돌이 있는가 하면 막 썰어놓은 돼지고기 모양의 암석조각 등이 새삼스레 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해준다. 그다지 볼 것 없으리라 생각했던 이 곳에서 뜻밖의 수확을 건진 듯 하다.

만석식물공원에는 돌이 웃는다

만석식물공원은 산 하나를 통째로 공원으로 만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공원이라고는 하지만 인위적인 느낌이 거의 없다. 산행하듯 공원 한바퀴를 돌고 나면 온 자연의 에너지가 몸 안에 가득해지는 기분이다. 공원 내에 자리한 비구니들만이 살고 있다는 사찰도 들러볼만한 일이다. 어린이만한 선인장도, 온갖 종류의 열대 식물도 이 곳에선 모든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만석식물공원에는 재밌는 돌 하나가 있다. ‘소석’이라 이름 붙여진 이 거대한 돌은 계단 양쪽에 박혀있는 두 개의 바위 위에 걸쳐져 있는데, 그 모습이 꼭 사람의 웃는 입모양을 닮았다. 숨찬 걸음에 잠시 쉬어갈 요량으로 이 돌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절로 미소짓게 된다. 자연은 그렇게 태고적부터 인간들을 따스하게 품어 온 것이 아닐까.

샤먼 글·사진=정은주 기자 eunjury@traveltimes.co.kr
취재협조 대한항공 02-656-2001 웨이투어 02-3455-1515

“중국속의 이국, 샤먼으로 오세요”

대한항공은 인천공항과 샤먼을 연결하는 직항편을 오는 11일 첫 취항한 후, 앞으로 화, 목, 토 주 3회 운항할 계획이다. 오전 9시 인천공항을 출발해 오전 11시 10분에 샤먼에 도착하게 된다. 샤먼에서는 낮12시10분에 출발한다. 직항편 운항기종은 161석의 707-800편이다.

이와 더불어 대한항공은 샤먼-무이산을 잇는 신상품을 개발, 이에 대한 수효를 넓혀갈 계획이다. 이번에 개발된 샤먼-무이산 상품은 모두투어, 하나투어, 한진, 롯데 관광 등 15여개의 여행사들이 연합해 내놓은 것으로 3박4일, 4박5일, 5박6일 총 3가지이다.

생태계의 보고라 불리는 무이산을 중심으로 샤먼의 주요 관광지 및 고랑서를 둘러보게 된다. 샤먼은 중국내 5대 경제특구 중 하나로 세련되고 깨끗한 도시 이미지와 함께 이국적인 청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대한항공 신현오 부장은 “샤먼은 아직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무이산과 연결해 상품가치가 충분한 곳”이라며 “기존의 비즈니스 고객들과 더불어 샤먼과 무이산에 대한 또 다른 중국여행 붐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샤먼-무이산의 상품가는 지상비 및 현지 공항세 포함 3박4일 64만9,000원, 4박5일 69만9,000원, 5박 6일 74만9,000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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