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화원’이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한 고랑서는 샤먼(夏門)시에 속한 자그마한 섬도시로 섬 전체가 관광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샤먼에서 유람선을 타면 약 5분 정도 걸리는 고랑서에는 매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무엇보다 고랑서 관광의 특별함은 바로 도보관광에 있다. 몇 시간씩 가야 한 두군데 구경할 거리가 나오는 중국의 여느 곳과는 달리 이 곳에서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다닐 수 있다. 걷는 동안 둘러보게 되는 모든 것이 관광임은 말할 것도 없다.

바다위에서 꽃들과 노닐다

자그마한 문을 통과해 들어가니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정원 너머로 뽀얗게 물보라를 일으키는 파도가 넘실댄다. 고랑서에서 가장 손꼽히는 관광코스인 ‘숙장화원’. 탁트인 시야와 상쾌한 바닷바람이 일상에 쫓기듯 살아온 바쁜 마음들을 잠시 접어두게 한다. 바다위에 놓여진 다리를 따라 가다보면 그 아래로 출렁거리는 파도소리가 쉴새없이 귀를 간지른다. 마치 바다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다.

잠시 바다를 뒤로 하고 화원 안쪽으로 들어오게 되면 이번엔 우거지 덩굴나무와 아담하게 꾸며진 연못정원이 편안한 휴식과 여유로움을 제공한다. 잠시 쉬어갈 요량으로 바위에 걸터앉아 있노라면 웬지 입안에서 시 한수가 읊어나올 것만 같다.

정원을 한바퀴 돌다보면 특이한 돌담 하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뾰족뾰족 솟은 것이 성벽 비스무레하게 생겼다. 미로처럼 얽혀있는 돌담을 따라가다보면 곳곳에 십이지상이 조각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자신의 띠 동물을 찾아 기념사진 한 장 남기는 것도 무척이나 재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리저리 복잡하게 엉켜 있는 길을 잘못들면 뱅글뱅글 돌기 십상이다. 특히 남녀 한쌍이 한참을 헤매다 나오면 일행들의 장난섞인 농담에 한바탕 곤혹을 치루기도 한다.

고랑서를 한눈에 담다

일광암에 오르면 고랑서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오르는 길이 특별히 가파르거나 험하지 않아 쉬엄쉬엄 가다보면 어느새 고랑서의 제일 높은 곳에 도달하게 된다. 이 곳에 오르면 고랑서가 ‘해상화원’이라 불리는 이유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오랫동안 고랑서를 지켜온 우거진 수목들과 조화를 이루는 아담하고 정겨운 도시의 정취는 바다위에 떠 있는 또 다른 세계같다. 바다 너머로는 샤면의 시가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섬 구석구석을 내려다보며 중국에 깃든 옛 서양의 풍취를 감상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고랑서 곳곳에 세워진 서양식 건축물들이 주인 없는 기나긴 세월동안 꿋꿋이 제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일광암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즐거움도 마련돼있다.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고랑서 탐험에 나서보는 것도 꽤 즐거울 듯 하다.

거대한 고래뼈와 식인 물고기가 기다리는 곳

‘와~와~’하는 탄성이 쉴새없이 쏟아진다. 귀가 솔깃해지며 도대체 어떤 쇼가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해질뿐이다. 드디어 입장, 기다리던 물개와 돌고개 쇼가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의 그 것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웬지 조련사들이 쉴새없이 내뱉는 낯선 이국의 언어와 더불어 마음은 계속 설레이기만 하다.

고랑서의 또 다른 명물코스 ‘해저세계’에는 쇼 말고도 구경할 거리가 무궁무진하다. 특히 이 곳의 수중터널은 규모만큼이나 알찬 내용을 자랑한다. 터널을 지나다보면 머리 위로 어린아이 하나는 집어 삼킬 듯한 거대한 가오리가 지나가는가 하면 이름 모를 각종 물고기떼를 구겅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물고기들에게 먹이주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상어가 얌전하게 먹이를 받아먹는가 하면 어슬렁대며 나타난 거북이는 다른 물고기에게 자꾸만 먹이를 빼앗기기 일쑤다. 유리의 투명도와 더불어 그 느낌이 무척이나 생생하게 전해진다.

이 곳만의 또 다른 볼거리는 바로 거대한 고래뼈. 입속을 지나 위장에 이르니 성인 몇은 너끈히 들어갈만한 크기다. 책속에서나 봄직한 광경에 모두들 입을 다물줄 모른다. 식인 물고기로 유명한 피그미도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 이끈다. 물소 한 마리쯤이야 순식간에 해치워버린다는 무시무시한 이 물고기도 유리벽속에 갇혀 있으니 그저 얌전한 관상어처럼 보인다.

고랑서 관광에 빼놓을 수 없는 이 곳 해저세계는 오색 찬란한 열대어들부터 해마, 톱상어, 문어 등등 중국 근해를 비롯해 동남아 일대의 해저세계가 그대로 재현되는 곳이다.

샤먼 글·사진=정은주 기자 eunjury@traveltimes.co.kr
취재협조 대한항공 02-656-2001 웨이투어 02-3455-1515

“세계 문화유산 풍부합니다”
꾸어헝밍(郭恒明) 샤먼시 여유국 국장

중국 남동부 복건성에 속한 샤먼시는 샤먼도, 고랑서, 집미진 등 주위의 작은 섬들로 구성돼 있다. 그 중 특히 샤먼도와 고랑서는 세련된 도시 이미지와 수려한 풍광으로 해마다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 중국내에서 뿐만이 아니라 대만, 홍콩, 일본인들도 많이 찾는 샤먼은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아 한국 관광객은 그다지 많지 않다.

샤먼시 여유국 꾸어헝밍(郭恒明) 국장은 “샤먼은 사시사철 온난한 기후와 아름다운 경치로 중국 최대의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밝히며 “특히 해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고랑서와 세계 문화자산으로 유네스코에 등록된 무이산, 국제 규격의 골프장 등 주변 연계 관광코스도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이미 홍콩, 마카오, 싱가폴, 오사카 등을 직항으로 연결하고 있는 샤먼은 오는 11일 대한항공 첫 취항과 함께 우리나라에는 처음으로 연결된다.
꾸어헝밍 국장은 “이번 대한항공의 취항을 계기로 두 나라간 문화교류 및 관광산업 발전을 기대한다”며 전망을 밝히는 한편 “한·중간에 관광객들이 더욱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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