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을 전공하는 학생들로부터 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적지 않은 질문을 받는다.
그 중에서는 리포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해달라는 식의 대책 없는 요구도 없진 않지만 어떻게 자료를 구해야 하는지, 이러저러한 통계수치가 있는지 등 합리적인 요청이 대부분이다.

어디 본인뿐일까. 모 항공사 직원은 “이메일을 통해 논문작성을 도와달라는 이메일이 심심치 않게 들어온다”며 “마음은 굴뚝같지만 축적된 자료가 많지 않아 이쪽 역시 자료를 새로이 구축하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패키지 여행사의 모 팀장은 “실질적인 예를 들어달라는 질문이나 트렌드를 읽어달라는 식의 메일을 받으면 우선 당혹스럽다”며 “상담할 시간도 없는데 내 시간 쪼개가며 일일이 답변해주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실 기자도 기본적으로 그 말에 동의했다. 모든 문의사항에 일일이 답을 해 주려면 하루 해도 짧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다가 성의있는 답변으로 인기가 높은 한 지인을 만났다.

‘왜 답변을 해 주어야 하는가’를 앞에 놓고 “우리는 학문적인 토대 위에서 업계를 만들어온 세대가 아니다”라고 말을 시작한 그는 “이른바 ‘맨땅에 헤딩’하듯 성장해온 여행업계에 탄탄한 뿌리를 만드는 일은 학문적인 부분과 실무를 겸비한 우리 뒷 세대들의 몫”이라며 “그런 사람들이 제대로 성장하도록 끌어줘야 하는게 또 우리의 사명 아니겠냐”고 말을 맺었다.

메일박스를 채우는 문의메일에 대해 갑자기 친절해질 자신은 없다. 그러나 확실히 바뀐 생각 한가지.

당장 눈에 보이는 사람들만이 업계인이 아니었다. 동시대는 아니더라도 앞선 발걸음을 쫓아 부지런히 여행업계를 이어나갈 후배들도 분명 또다른 동료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