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성벽 도시 앙코르 톰

앙코르 유적지 가운데 유일한 불교 사원인 앙코르 톰은 앙코르 와트의 그것을 넘어서는 방대한 모습으로 방문자들을 압도한다. 앙코르 와트로부터 1.5km 떨어져 있는 앙코르 톰은 ‘거대한 성벽 도시’를 뜻하는 이름처럼 최전성기에는 인구 100만명이 거주한 대도시였다.

앙코르 톰의 한 변은 3km의 정사각형 모양으로 왕궁, 신전 등이 자리잡고 있으며 많은 목조건물이 이 곳을 둘러싸고 있던 것으로 추정되나 대부분 목조건물과 일부 건물들은 전란이나 홍수 등의 여러 자연 재해로 현재 남아 있지 않다.

이 곳의 중심 사원인 바이욘 사원은 앙코르 톰의 중심 사원으로 약 50개의 탑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이욘 사원이 유명한 이유는 각 50개의 탑에 조각된 4면체 보살상 탓인데 사원에 있는 총 보살상의 수는 216개 정도라고 한다.

대부분 보살상의 모습은 일출이나 일몰 무렵의 빛의 각도에 따라 그 얼굴이 인자한 모습으로, 혹은 인간을 꾸짖는 무서운 신의 형상으로 변한다고 해서 시간대에 맞춰 둘러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 밖에 주요 볼거리로는 왕궁의 왼편에 있는 피메니카스 사원과 바푸운 신전, 코끼리 테라스, 문둥이 왕의 조각상들이 있다.

신전에서 돈을 받고 향을 피우는 할머니들부터 성벽에 새겨진 부조를 필사하는 전문 필사가, 무너진 건물 조각들을 관리하는 사람들까지 앙코르 톰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가족 단위의 현지 관광객들도 상당수이지만 관광객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일련의 프랑스인들. 그들은 1~2인이 짝을 이뤄 프랑스어 가이드를 대동하고 움직인다. 한결 같이 손에는 앙코르 톰 가이드북과 지도가 들려 있다. 현지인 가이드와 관광객 사이에 끊임없이 오가는 대화에서 앙코르 톰을 대하는 진지함이 느껴진다.

사상 최대의 퍼즐 게임-앙코르 톰 복원사업

앞서 말한 필사가들은 일본 JSA(Japan Government Team for Safeguarding Angkor)의 소속 직원들. 복원 공사가 한창인 앙코르 톰은 1기 공사가 1994년부터 1999년까지 진행됐고, 지금은 2005년 4월까지 2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웅장한 건축물 뒤에 가려졌던 돌무더기에 눈길을 보내본다. 기둥 혹은 벽의 일부였을까. 언뜻 보기엔 돌무더기는 별 효용가치 없이 널브러져 있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보니 돌 하나하나에는 ‘B-512’ 식의 표식이 쓰여져 있다. 이렇게 앙코르 톰 주변에 흩어져 있는 돌들의 숫자만 해도 4만개에 이른다고 한다.

기둥, 받침대, 벽 등 본디 자기 위치로 돌아가려면 얼마만의 시간과 공력이 필요로 될런지. ‘사상 최대의 퍼즐 게임’이라는 말답게 JSA는 완벽한 상태에 있는 건축물과 예전 자료를 토대로 현재의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제2기 복원 작업에 전력을 쏟고 있다.

‘물 반 물고기 반’톨레삽 호수

메콩 강의 지류인 톨레삽 호수는 동양 최대의 호수로 유명하다. 우기에는 캄보디아 국토의 10%를 차지하는 큰 호수로 근처 주민들에게 이 곳은 단순히 호수가 아니라 생활력의 원천이다.

톨레삽 호수는 ‘물 반 물고기 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들에게 풍성한 먹거리를 제공하며 아울러 이들의 중요한 생계 수단이 되기도 한다. 베트남의 주요 반찬인 ‘늠막’이라는 액젓의 상당량이 이 마을에서 충당된다고. 이처럼 톨레삽 호수로 가는 길은 곰삭은 생선 젓갈 냄새와 동반하게 된다.

톨레삽 호수 초입에 위치한 마을은 우기가 되면 어김없이 수상마을로 변모한다. 물과 가까운 이들답게 10살도 안되는 한 소년 아이는 익숙하게 물에 들어가 금방 물고기를 낚아 올린다.

아이들의 선전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일반 보트에 버스, 트럭 엔진을 붙여 개조한 롱 테일 보트는 톨레삽 호수의 관광코스로 솜털이 보송보송한 소년이 앞, 뒤를 맡아 운전하는 경우가 다반사. 건기에는 가다섰다를 반복하는 통에 물에 들락날락하느라 물기 마를 틈이 없는 소년의 몸은 가냘픈 듯 하지만 다부져 보인다.

6~8인승의 롱 테일 보트가 수상가옥에 가까이 접근한다. 수상가옥에 살고 있는 주민과 관광객을 상대로 한 일종의 잡화점에 내려 잠시 캄보디아 사람들과 짧은 눈인사와 대화를 나눠본다. 이 보트를 타고 동쪽으로 더 가다보면 맑은 날씨에는 손에 잡힐 듯 한 인근의 빠땀뽕 시내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캄보디아 글·사진=임송희 기자 saesongi@traveltimes.co.kr
취재협조=오리엔트타이항공 02-779-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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