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디 우붓은 발리 덴파사 공항에서 자동차로 4~50분 정도 걸린다. 리조트에서 밴이 나온다.
★ 휴하우스에서는 로맨틱 디너, 스파 등을 포함한 체디 우붓 상품을 판다. www.e-hue.co.kr, 02-541-6123

녹색 바람이 불다

풀벌레 우는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니, 가슴이 벅차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테라스의 문을 열었다. 녹색 바람이 불자 촉촉이 물기를 머금은 야자수가 화다닥 몸서리를 쳤다. 슬리퍼를 이리저리 끌며 코를 벌름거렸다. 흙 냄새가 상쾌하다.
체디 우붓은 바다와 해변 대신 숲과 나무를 택한 리조트다. 자연 친화적이고 전원적이다. 리조트 어디에서건 펼쳐지는 초록의 향연에 몸과 마음이 맑아지고 편안해진다.

온몸 구석구석에 붙은 상쾌한 공기는 편안한 휴식의 시작. 소란스럽지 않아서 한적해서 좋은 체디 우붓의 일정이 지금,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나무 향 가득한 객실

객실 외부는 낮되 위엄이 있어 작은 성인 듯 중후한 멋을 풍긴다. 2층 건물 54개의 룸은 모두 독립적이다.
지상층의 디럭스 룸은 침실과 노천 욕조, 화장실과 샤워부스·화장대 등을 갖춘 세면장, 개인 테라스로 구성됐다. 발리 대나무로 마감한 지붕과 육중한 나무로 짜여진 바닥, 가구에서 나무의 향이 배어난다.

텔레비전은 없다. 있어도 음악만을 들을 수 있으니 복잡한 세속의 일일랑 모두 잊으라는 뜻일 게다. 몇 개의 CD가 오디오 옆에 놓여 있다. 호텔 테마 음악 모음곡인 GHM(General Hotel Management) CD가 이곳 분위기와 잘 맞는다. 편안하면서도 신비하다.

침실 문을 열면 노천 욕조다. 연꽃 핀 작은 연못이 욕조를 둘러싸고 있다. 밤이면 은은한 연못의 조명으로 희부연 분위기가 연출된다. 연못 주변을 둘러싼 나무들은 노천 욕조를 독립된 공간으로 만든다.

또다시 문을 열면 세면장이다. 노천 욕조 외에 샤워 부스가 따로 있어 편하다. 샴푸와 린스, 바디로션 등의 병이 예쁘다. 세심한 곳까지 신경 쓴 흔적이다.

그래도 핵심은 기막힌 조망의 테라스다. 침실 블라인드만 걷으면 푸른 세상이 펼쳐지고, 테라스에 나서면 푸른 향기가 묻어난다. 상쾌한 기분! 천국과 같은 휴식 공간이다.

뷔페 없는 레스토랑

뷔페는 없다. 편안하게 서비스를 받으며 즐기는 격조 높은 식사가 준비된다.
서양식과 현지식, 아시아식이 마련되는 ‘The Restarant’은 아융강과 발리 전통마을, 야자수 숲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자리했다. 은은한 촛불 아래에서의 저녁 식사는 마음을 설레게 한다. 편안하게 즐기는 바에서의 맥주 한 잔도 좋다.

수영장과 가까운 ‘Poolside Cabana’에서는 간단한 스낵류와 국수류가 제공된다. 가벼운 음료를 마실 수도 있다.

숲 속에서 즐기는 레저

수영장의 두 면은 낭떠러지와 접해있어 산 아래로 몸이 빨려 내려갈 것만 같다. 허나 실제로는 절대 안전한 정갈한 직사각형 형태를 지녔다. 하늘보다 파란 풀에서는 수영을 하면서도 거침없이 주위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태양과 함께 하는 수영장에서의 휴식이 여유롭고 편안하다면, 우붓의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는 빌리지 트래킹은 고즈넉하고 평화롭다. 아융강 래프팅은 그 반대. 숨겨진 아융강의 절경과 함께 온몸이 흠뻑 젖을 정도의 급류가 당신을 기다린다.

세계 최고의 만다라 스파

세계 최고라는 만다라 스파는 필수 코스. 온몸을 훑는 여인네의 손길에 굳어진 몸은 서서히 풀리고 그야말로 가벼운 몸이 탄생된다. 스르르 잠들고 마는 묘한 매력이 체디 우붓의 편안함과 어울린다.

우붓의 사람들

우붓 거리의 화랑과 사원, 고급 레스토랑 등은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모자이크라는 레스토랑이 맛있다하여 갔다. 운전사에게 “모자이크에 가봤냐. 맛있더냐”고 물었다. 운전사는 “돈 없다. 나는 집에서 밥 먹는다”라고 했다.

발리로 휴가 온 사람들로 바글거렸던 그곳에서 우리는 운전사 한 달치 월급에 버금가는 돈을 내고 음식을 먹었다. 일정한 때만 되면 머리에 과일을 짊어진 발리인들이 지나다닌다. 오퍼링(offering)이라 하는 신에게 지내는 제사 때문이다.

“저럴 시간에 일을 하지”라며 그들을 긍휼히 여긴 우리에게 한 힌두 신자가 말했다. “나는 돈이 많은 것보다 마음이 편한 게 좋다” 우붓은 발리의 문화, 예술, 종교의 중심지라 불린다. 발리 화풍의 발상도 심지어 발리 리조트의 시작도 우붓이다. 하지만 시작할 때 가보지 않았으니 모두 생략한다. 내가 찾은 우붓에는 내가 불쌍히 여기는 사람들이 살았고 나를 불쌍히 여기는 사람들이 살았다.

발리 글·사진=이진경 객원기자jingy21@hanmail.net
취재협조=(주)휴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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