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월드컵 시즌을 맞아 제일 먼저 기대되는 것은 월드컵 특수에 따른 관광산업 활성화이다. 하지만 거꾸로 종이 한 장 뒤집는 차이의 반대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지난달 31일, 이태원 관광특구에서 월드컵 축제의 막이 올랐다. 축제 첫 날, 마침 프랑스-세네갈 개막전과 관련한 많은 외국인들이 이태원을 찾았다. 안 그래도 좁은 도로에 관광객, 상인 할 것없이 한데 엉켜 버렸다. 마치 어느 재래시장을 방문한 듯한 느낌. 관광특구라는 말이 무색해지며 4차선 도로에 꽉 차 있는 차들까지 소음과 매연으로 짜증을 더했다.

이태원 관광특구 연합회 한 관계자는 관광특구는 그저 이름뿐인 형식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정부의 안이한 정책을 꼬집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연합회가 결속돼 사전 준비를 마치긴 했지만 앞으로 특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한다.

이태원은 문화관광부 지정 23개 관광특구 중에서도 외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도심 관광의 포인트인 곳이다. 특히 관광의 핵심인 쇼핑이 결합된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관광경제 활성화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태원은 아직도 주거지역으로 묶여 있어 상가 주차장은 물론 숙박시설조차 지을 수 없는 형편이다. 고층 건물은 턱도 없을뿐더러 정부의 예산지원은 꿈도 꾸지 않는다. 도대체 말뿐인 관광특구라면 무엇하러 만들어 놓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안내문에는 도심속 관광 코스로 보기 좋게 관광특구들을 기재하고 있다. 허울 좋게 만들어 놓은 정책에 정부가 발목잡힐 수도 있다. 월드컵을 맞아 다시 한 번 자문해 보아야 할 때이다.

정은주 기자 eunjur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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