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륙의 북부와 동부에 걸쳐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는 내몽고는 광활한 초원과 민족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볼거리가 풍부한 것이다. 척박한 자연환경을 슬기롭게 활용할 줄 아는 몽고인들의 삶은 그대로 우리 옛 조상들의 지혜를 들여다보는 듯한 신비감을 선사해준다.

내몽고의 전통씨름을 함께 겨룰 수 있고 그 초원에서 말을 타고 반나절 선택관광을 즐길 수도 있는 특별한 경험들. 도시생활에 익숙한 우리들에겐 낯설지만 친근한 느낌의 몽고인들의 생생한 삶을 체험해볼 수 있는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초원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관광 프로그램들

‘거근타라’는 몽고에서 최초로 개발된 초원관광지다. 내몽고자치구의 수도인 호화호트에서 북쪽으로 200km외곽에 위치하고 있어 차로 3시간 정도면 만날 수 있다. 해발 1,700m의 고원지대에 자리한 거근타라초원은 기복이 큰 구름, 무성한 빙초, 맑은 공기, 싱그러운 초원의 경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주야의 온도차이가 비교적 커서 여름밤에도 가을처럼 시원하다.

말이나 낙타를 타고 몽고 사람들의 집을 방문하면서 즐기는 관광프로그램은 이국적인 느낌이 강해 신기함마저 선사한다. 우무란치라는 이름의 공연도 관광프로그램중의 하나인데, 몽고어로 ‘붉은 가지’라는 뜻을 지닌 10여명으로 조직된 무화선전대의 공연을 구경하는 것이다. 더불어 씨름, 경마, 낙타 경주를 관람하고 우등불야회에 참가하는 등 초원에서의 여행은 도시인들의 상상을 초월할 만큼 흥미롭다.

초원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경험은 정말 매력있다. 유목민의 말은 사람들을 미리 겁먹게 할 만큼 거칠게 보이지만 이미 관광객들을 위해 훈련된 기수가 고삐를 부여잡고, 사람들을 인도한다. 이곳에선 누구나 처음에 말을 타고 달릴 때는 조심스러워하지만 이내 질주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너무도 드넓은 초원이 어떤 장애물도 없이 눈 앞에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말위에서 보는 초원은 더이상 단조로운 정물화가 아닌 박진감 넘치는 동적인 영상처럼 나의 시선을 메운다. 마치 현실속의 내가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옛 유목민의 후예라도 된 것 같다. 이런 감정들은 내몽고를 여행하면서 내내 느끼는 기분이기도 하다.

크기와 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몽골포의 화려함과 편리함

몽고를 연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바로 유목민들의 정착마을과 둥그렇게 만들어진 천막, 그리고 주변을 메우는 양떼들이다. 사실, 이러한 연상작용은 지금 몽고를 찾는 여행객들에게도 기대와 설레임을 갖게 할 것이다.

몽고의 유목민은 예로부터 한 곳에 정착해 살기 보다는 양과 말을 기르기 위해 풀을 찾아 이동하면서 살아왔다. 따라서 이러한 유목생활에 맞추어 주거도 이동하기에 편리한 천막집을 주된 주거형태로 사용해 왔는데 나무와 펠트(양털)를 주된 재료로 하여 조립되는 이런 형태의 가옥을 몽골포 또는 겔(Gel)이라고 부른다. 몽고족들은 전통적으로 몽골포(겔)를 우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우주가 둥글다는 인식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겔은 몽골고원의 풍토와 이동을 기본으로 하는 유목생활에서 편리하도록 생활편의적 구조로 생겼다. 그래서 겔의 구조조차 철저하게 유목생활을 고려한 것이다. 여름철엔 펠트의 흰색이 강렬한 햇빛을 막아주고 천막 밑자락을 걷어 올리게 되어있어 통풍과 온도조절 기능을 겸할 수 있게 도와준다.

반면 겨울철에는 겔의 원형구조가 겨울의 강력한 북서풍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가져옴으로써 추위를 절감해주기 때문에 편리하면서 동시에 안전한 가옥구조라 할 수 있다. 여러 가지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설계가 아니라 할수 없다.

당연히 먹고 자는 공간으로서의 겔은 안에 화장실을 설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겔이 마련된 터 뒤의 무성한 숲이 화장실 역할을 한다. 화장실 간다는 말을 몽골어로 남자는 ‘말 보러간다’ 여자는 ‘말젖 짜러 간다’고 하는데 이는 장소와 무관하지 않는 표현(?)이다. 또 대부분의 배설물은 개가 처리한다.

유목생활에 걸맞게 겔의 이동도 간편하다고 볼 수 있다. 몇사람이 신속하게 조립, 해체가 가능하고 겔 부품을 싣고 운반하는 작업도 매우 간단하다.
우리가 묵은 몽골포(겔)는 일반 몽골포(겔)와는 달리 관광객들을 위한 싱글침대가 2개가 있고 샤워실은 물론 화장실까지 갖추어진 호화몽골포(겔)이었다. 이는 여행객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몽고인들의 식도락

몽고인들은 어떤 음식을 주로 먹을까? 몽고 초원민의 식탁은 하얀음식과 빨간음식으로 채워진다. 하얀음식은 가축의 젖으로 만든 각종 유제품을 총칭하는 말이다. 여름에서 가을까지 충분히 짜낸 우유로 여러 가지 유제품을 만든다. 한편 빨간음식은 가축을 도살하여 얻은 육류를 총칭하는 말이다.

가을에 통통하게 살찐 가축을 도살해 혹한기에 대비한다. 따라서 육식이 가장 풍성한 계절은 기본적으로 겨울이다. 일반적으로 하얀음식은 그 색깔 때문에 청렴과 진심을 상징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하얀음식에 더하여 빨간음식은 풍성함을 나타낸다.

전통적으로 몽고인들은 술을 상당히 즐기는 편으로 가정형편에 상관없이 손님에게 술을 대접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있으며 손님이 술에 취할 때까지 술을 권하는 습관이 있다. 어쩐지 이는 우리와 비슷하기도 하다. 내몽고 오지의 한 유서깊은 소도시에서 맞닥뜨리게 된 이색적인 권주 장면은 여행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몽고인들은 약혼과 결혼에 있어 유목생활에 어울리는 타당하고 까다로운 절차가 있다. 특히 가족 친지가 그들의 겔에서 신랑 신부를 중심으로 모여 축하와 친목을 확인하는 연회잔치가 그 중에서도 뜻깊은 것이다. 우리는 호화 몽골포내 공연장에서 몽고족의 전통 민속공연을 관람한 후 공연을 마친 사람들과 술을 함께하며 푸른 초원의 밤을 즐겼다. 몽고의 반짝이는 저녁 별들과 하늘 밑에서 벌여지는 아름다움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몽고 글·사진=이창재 객원기자 worldcomno1@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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