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 ‘더 레기안’

검은 그림자의 남녀가 하얀 포말을 허리에 두른다. 황금 빛 하늘과 짙푸른 바다에 시선을 둔 남녀는 거세게 이는 포말을 헤치고 전진한다. 조금씩 조금씩 바다로 잠기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평화롭다. 이제 눈을 감고 귀를 열어본다. 처-얼-썩-. 거센 파도 소리에 뜨악해 얼른 눈을 뜬다. 평화로운 모습과 거친 소리. 거듭하여 볼수록 빠져드는 레기안 해변….

해변은 발리에서도 유명한 꾸따 해변과 이어진 곳에 자리했다. 서핑의 천국이라 불리는 꾸따 해변. 누구든 삼켜버릴 듯 덤벼드는 파도와 이를 넘으려는 사람들, 웃통을 풀어내고는 유유자적 뜨거운 태양을 즐기는 여인네들, 뜨내기를 기다리는 호객꾼들이 복작복작 꾸따 해변을 꾸민다. 이곳에 서면 세상 사는 복잡한 일 모두 한바탕 소란 속에 묻혀버릴 듯하다.

한바탕 소란은 레기안 해변에서 잠잠해진다. 서퍼와 여인네, 호객꾼 모두가 사라진 이곳에 사람 소리란 없다. 고운 모래사장과 거친 파도만이 레기안 해변을 지킬 뿐. 간간히 파도를 향해 걸어가는 이들에 시선을 두면 끝내 감상에 젖고 만다.

레기안 해변 전용 리조트 ‘더 레기안(the Legian)’
레기안 해변을 전용으로 사용하는 ‘더 레기안’에서는 그래서 ‘떠나왔음’을 실감한다. 창을 열면 바다가 보이고 창을 닫으면 파도소리가 들린다. 모든 객실이 바다를 향해 자리했으니 예외란 없다. 데이베드가 마련된 테라스가 좋은 이유는 이러하다.

객실은 거실과 룸, 욕실로 이뤄졌다. 거실과 욕실은 모두 룸만하다. 그리고 룸은 매우 크다. 과장을 조금 보태어 전망을 친구 삼아 객실을 오고 가기만 해도 지겹지 않다. 더욱이 당신의 절친한 동행과 바다라는 친구가 있으니.

식사는 룸 서비스로 해결한다. 전채 요리부터 메인 디저트까지 당신의 요구대로 풀 코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더 레기안’에서 라면 예외는 없다.

해가 뉘엿거릴 때까지 이국에서의 빈둥거림을 즐긴다. ‘휴식은 바로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번득 스칠 즈음 사위는 볼그스름하게 달아오르고 절정의 감동이 밀려올 테다. 주지하라. ‘더 레기안’에서의 시계는 빨리 움직인다.

밤이 되면 객실을 나온다. 조명을 받은 ‘더 레기안’은 환하게 빛나고, 로비는 신비한 빛을 발한다. 밤의 적막에 싸인 풀에서 들이키는 맥주의 시원함은 온몸을 따라 흐르는 듯하다. 풀을 따라 타오르는 횃불은 수영의 즐거움을 배가하고 여전한 파도소리에 더해 당신만을 위한 발리 전통음악이 연주된다.
‘더 레기안’에서의 휴식은 사치스럽지 않은 고급스러움이다.

레기안에서는
* ‘더 레기안’은 객실 구조와 침실 수에 따라 스튜디오스위트, 원베드룸수페리어, 원베드룸디럭스, 투베드룸, 세민약스위트, 레기안스위트 등으로 구분된다. 모든 객실이 스위트일 정도로 고급스럽다. 총 70실.
* 리조트 내 고급스러운 스파 시설을 비롯해 풀 등 레저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 광란의 밤을 보내고자 하는 이라면 리조트와 가까운 꾸따 해변을 찾으면 된다. 주변에 하드락카페 등 놀 곳이 많다. 근처 레기안 스트리트는 쇼핑을 좋아하는 여성이라면 꼭 들러야 할 곳이다.
* 휴하우스에서는 전일 자유시간과 각종 레저가 포함된 레기안 상품을 판다. www.e-hue.co.kr, 02-541-6123

발리 글·사진=이진경 객원기자jingy21@hanmail.net
취재협조=(주)휴하우스

팬시퓨리발리

전통 발리의 양식을 체험할 수 있는 리조트다. 발리 전통 양식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빌라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담함 자체. 모두 나무와 풀로 마감한 집은 역시 조경이 잘 된 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빌라에서 나와 몇 발자국만 떼면 하얀 모래사장이다.

이때부터 팬시퓨리발리는 진가를 발휘한다. 파도란 전혀 없는 ‘발리 답지 않은 바다’가 해변을 지나 펼쳐진다. 이러한 까닭에 많은 이들이 해변에 모여 선탠을 즐긴다. 풀이 잘 꾸며져 있으며, 각종 해양 레저를 비롯 야외 스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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