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싣는 순서
1. 칠레 산티아고 - 남미여행의 관문
2. 뿐따아레나스 - 태평양과 대서양의 조우
3. 뿌에르또 나탈레스 上 - 파이네 국립공원
4. 뿌에르또 나탈레스 下 - 빙하를 만나다
5.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 겨울에서 여름으로
6. 이과수 폭포 - 자연의 장엄한 오케스트라
7. 부에노스아이레스 - 남미 속 작은 파리

글을 쓰는 내내 보사노바를 들었다.
안토니오 조빔의 ‘이빠네마의 여인’부터 영화 정사의 주제곡이었던 카니발의 아침, 이소라의 청혼 등 한국가요속의 보사노바까지. 재즈선율속에 녹아있는 그 특유의 끈적함이 브라질의 열기와 꼭 닮은 것 같아 듣는 내내 그 곳의 작열하는 태영빛을 떠올렸다.

브라질 복합문화의 화려함

칠레의 추위를 피해 브라질의 열기속으로 들어왔다. 브라질을 다녀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는 원초적인 방법 한가지. 리우데자네이루의 발음을 들으면 된다. 포르투갈어는 ‘R’발음이 묵음이기 때문에 그 곳에서는 모두 히우데자네이루(줄여서 보통 ‘히우’라 부른다)로 발음하기 때문. 가이드 역시 도착하자마자 도시의 이름 ‘히우’를 제일 먼저 가르쳐줬다.

브라질 남동부에 위치한 리우데자네이루(이하 리우)는 포르투갈의 첫 식민도시다. 상파울루와 함께 브라질 경제를 이끌었던 미나스제라이스주의 중심이자 시작이기도 하다.

18세기 중엽 이곳에서는 다량의 금과 다이아몬드가 발견돼 부귀영화를 찾아 브라질을 찾는 유럽사람들이 남미로 접어드는 관문역활을 하게 된다.

경제중심지에 유럽사람들의 문화가 유입되면서 복합문화의 화려함이 꽃피게 되는 셈. 게다가 포르투갈은 식민시대 초기부터 원주민을 배척하는 대신 아프리카에서 흑인 노예를 수입했기 때문에 인종의 구성도 다양하기 그지없다. 이들의 문화가 얽히고 설켜 특유의 춤과 음악을 탄생시켰다.

수치상으로는 55% 정도가 백인, 35% 정도를 혼혈, 10% 정도를 흑인계로 보지만 그동안 너무 많은 국가의 이민이 있어 인종구분도 거의 의미가 없다. 가이드는 “이곳에서는 인종차별이라는 단어가 말이 안된다. 오르고 오르다보면 자기 조상의 뿌리도 어디인지 모호해져 버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축복받은 자연

브라질의 화려한 복합문화에는 자연의 아름다움도 한몫을 단단히 한다. 세계 3대 미항(美港) 중 하나로 꼽히는 리우는 아름다운 해변을 자랑하고, 아마존 밀림지대와 이과수 폭포 등 자연의 풍성함은 열대기후 속 화려한 문화를 발전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한다.

특히 리우의 해변들은 예전 유럽 부호들이 즐기던 곳이어서인지 지금도 호텔이나 주변 인프라가 화려한 모습을 한 경우가 많다. 호텔 이름도 ‘궁전’이 흔하다. 가장 유명한 해변은 이빠네마(IPANEMA)와 코파카바나(COPACABANA)해변. 4Km의 코파카바나 해변은 전 모래가 유리를 만드는 규사로 해변전체가 보석처럼 반짝인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들 해변들은 어둠이 깔리면 치안을 보장받지 못한다. 차로와 접해있는 보도블럭은 그나마 안전하지만 밤에 해변 밑으로 혼자 돌아다니는 객기는 삼가야 할 듯.

리우의 상징 코르코바도의 예수상

1960년 브라질리아로 수도를 옮기기까지 200년간 브라질의 수도였던 리우는 현재 문화의 중심지이자 다양한 볼거리로 전세계 여행객들을 사로잡는다.

코르코바도(CORCOVADO) 언덕위로는 리우의 상징으로 불리는 예수상이 하늘과 닿아있다. 1931년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세워졌다는 예수석상은 해발 710M높이에 38M의 길이로 양손을 활짝 벌린 채 서 있다.

손에는 못자국이 새겨져있어 ‘승천하는 모습’ 혹은 ‘환영하는 모습’으로 해석되고 있다. 카톨릭 식민지 도시들의 석상 대부분이 팔을 벌리고 도시를 넓게 감싸안은 모습을 하는 것을 보면 새로운 영혼을 환영한다는 후자의 해석이 더 유력한 듯 싶다.

손끝에서 손끝까지의 길이만 28M나 돼 가까이 사진을 찍다가는 예수의 양손이 잘리기 십상. 사진을 찍기 쉽도록 계단식의 전망대를 만들어 놓아 예수상처럼 양손을 벌린채 포즈를 취하는 사람과 계단 끝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인다.

예수상 뒤로는 조그만 예배당 시설이 들어서있는데 바닥에는 사람들이 던져놓은 지폐며 동전들이 잔뜩 뿌려져 있다. 평소에는 철문으로 잠겨있지만 매일 새벽 6시에 미사가 있다.

코르코바도는 예수상 외에 리우를 바라보는 최고의 전망대로도 유명하다. 햇빛이 작살처럼 내리쬐는데도 안개가 서린 듯 약간 뿌연 리우의 날씨가 아쉽기는 하지만 활주로의 직선과 항만의 곡선, 해변의 모습, 도시의 정경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언덕 위까지는 30분에 1대씩 연결되는 기차를 타고 20여분을 오르면 계단으로 연결된 언덕배기를 만날 수 있다.

항구의 아름다움에 젖다

항구 자체가 관광코스가 될 수 있을까. 이탈리아의 나폴리, 호주의 시드니와 함께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리우의 항구에는 다양한 종류의 선택관광이 발달해 있다. 한국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코스는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유람선. 50인승 정도의 배는 여러 국적의 사람들을 태우고 항구로 미끄러진다.

이곳 사람들의 의견처럼 거대한 산들은 여성의 곡선을 지닌 듯도 하다. 멀리 보이는 코르코바도 언덕의 예수상과 비행기 이착륙장, 아치형의 다리, 보트를 타고 즐기는 주민들의 모습이 바람과 음악에 묻혀 아득한 꿈결같다. 옵션가격은 40달러. 동일한 요금에 3시간 코스도 있지만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면 즐기기에 가장 적합하다.

미국인들은 해수욕과 식사, 버스 등이 포함된 종일투어를 많이 이용한다. 요금은 80달러 수준이다.

리오데자네이루 글·사진=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취재협조=란칠레 항공 02-775-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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