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을 맞아’

김병태 여행신문 편집국장

90년대의 한국관광

여행신문은 한국관광이 성숙기에 들어선 90년대를 맞아 창간됐다.
대망의 2000년대를 내다보면서 창간된 여행신문은 활자 매체의 중심에 서서 전문지로서의 관광정론을 펴 왔다.

1989년,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자유화로 명실공히 한국도 국제관광 시장이 형성되고 있었다. 세계는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 후진국에 이르기까지 관광산업을 전략산업 차원에서 드라이빙 정책으로 육성, 지원할 때다.

외화획득에 있어 부가가치가 높은 경제적 효과와 국제사회에서의 자원의 교류, 수지균형을 이루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산업으로 평가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광산업이 첨단산업으로 각광받는 21세기를 대비해 세계는 앞다퉈 관광산업에 심혈을 쏟고 있었다. 산업의 전문화, 정보화가 글로벌 시대, 국가경제력을 판가름하는 시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우리의 국제관광이 중진국 대열에 서지 못했던 것은 정보채널의 부족과 우물안 식의 폐쇄적 관광정책이었다고 본다.

관광진흥 새 활력소 다짐

여행신문은 이같은 세계의 관광산업 흐름을 직시하면서 1992년 7월10일, 고고히 창간됐다. 오늘 지령 627호를 발간하면서 창간 10주년을 맞았다.

그 당시만 해도 국내 언론매체들은 관광산업 분야에 대해, 전문성이 결여된 채 사건 위주의 피상적 보도만 일관했다. 아웃바운드가 열린 새로운 한국시장에는 세계 각국의 관광바이어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92년 한국을 찾은 외국관광객이 323만명인데 비해 내국인 해외관광은 200만명을 넘어섰다. 해외여행 자유화 3년만에 우리 인구 비례로 봐, 이같은 폭발적인 아웃바운드 시장은 외국 바이어들이 눈독을 안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한국시장에 대해 정보얻기가 힘들었고 자국을 홍보할 수 있는 관광전문 매체를 한국에서 찾고있었다.

그때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 한명석(韓明錫) 회장은 산업의 전문화 시대에 걸맞는 여행업계 전문매체의 필요성을 직감했다. 한국이 인바운드에 주력하고 있는 일본만 하더라도 트래블저널, 여행신문, 관광경제신문 등 전문매체가 미디어로서의 한몫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회장이 모를 리가 없었다.

KATA 회장이며 서울동방관광을 설립, 20여년 넘게 여행산업에 몸담아 온 한 회장은 바로 오늘인, 그날, 여행신문을 창간했다. “한국의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관광사업자로서의 마무리를 여행신문에서 끝내겠다”고 창간 의지를 밝혔다.

한 회장의 그날의 한마디가 10주년을 맞는 오늘, 기억을 더욱 새롭게 한다. 여행신문 설립자인 그분께서 창간 5주년을 15여일 앞둔, 1997년 6월25일, 작고하셨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인은 10년전 여행신문 창간사에서 “세계의 관광산업 흐름을 적시에 파악, 해외 관광시장에서 기업이 융성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로서의 기능을 완수하며, 관광사업자의 권익과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계도적 역할과 정책 개발에의 건의를 통해, 관광진흥의 길잡이가 되겠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여행신문은 설립자의 창간의지가 담긴 신문을 오늘까지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음을 솔직히 말씀드린다.

한국관광 비전을 제시하자

우리는 지금 연간 1,100만명이 넘나드는 관광시장으로, 아시아권에서 관광 중심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 일본, 러시아를 포함한 동북 아시아에서 한국이 세계인들의 관광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이 500만명을 넘어섰고 내국인의 해외여행도 600만명을 상회했다.

2010년에 1,000만명을 유치, 세계 20위권의 관광대국 진입은 그 목표 달성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 아시아에서 처음 열린 한일 월드컵대회 4강 신화는 한국관광 재도약의 바로미터다. 기탄없이 세계 60억 인구에 한국을 알렸다. 월드컵 기간을따진다면 연 인원 600억의 눈이 밤 낮을 설치면서 한국을 보았다.

그런가 하면 1만3,000여명의 32개국 월드컵 대표단, 선수, 보도진은 6월 한달동안 우리와 숨결을 같이 했다. 태국마크들의 4강 신화, 붉은 악마들의 장관, 그들은 한국인의 저력을 보고 갔다. 우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적인 문화의 우수성, 손님맞이 친절, 질서의식을 보여줘 ‘다이나믹 코리아’를 세계 속에 심었다.

한국관광은 이 호기를 놓쳐서는 안된다. 전략적인 해외홍보와 마케팅을 새로 짜고 다양하고 특색있는 관광상품을 해외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선진국 수준의 관광 수용태세를 확립, 월드컵 이후의 한국관광 비전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업그레이드 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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