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광객들의 개별 여행객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JTB는 최근 상반기에 일반형 패키지여행이 둔화하고 개별관광객(FIT)이 증가한 흐름을 반영해 하반기에는 ‘Look JTB 퍼스널(Personal)’ 상품을 대폭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JTB가 홀 세일 상품으로 FIT형 상품을 전면에 등장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TB 월드의 판매부장은 “대부분의 여행대리점은 패키지상품의 판매를 주요 수입원으로 하고 있으나, 여행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개별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여행업 전체의 문제다. 홀세일러가 개별 여행객을 끌어당길 수 있고, 안심할 수 있는 개별여행형 패키지상품을 여행대리점에 공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의 여행사인 JTB의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 인바운드에도 개별 여행객 시대가 도래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행사를 통해 항공과 호텔만 예약하는 일본인 자유 여행객이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시장 흐름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개별 여행객이 증가할 수록 여행사의 입지가 좁아질 것은 불 보듯 뻔한 현상. 특히 한국을 여러번 방문하는 재방문객들에게 한정된 코스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반 패키지 상품은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개별여행객의 증가로 관광객과 가이드의 접촉이 줄어들자 쇼핑과 식당에서 나오는 수수료의 유수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인바운드 여행사들은 그나마 쇼핑이나 옵션 판매의 수수료로 메우던 적자분을 감당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첨단 IT 기술로 시장 개척

오히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빠르게 시장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것은 최근 탄생한 중소 여행사들이다. 직원이 불과 4~5명에 불과한 소규모지만 온라인 등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하면서 주재원을 최소화하고 전문화를 이룸으로써 방대한 경영에서 오는 부담을 최소화 시켰다.

그 중 하나가 호텔예약부문. 흔히들 ‘호텔 온리(Hotel Only)’라고 부르는 이 시장은 아직은 그 규모가 미미하지만 개별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본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호텔예약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주)베르텍스투어즈의 금정철 사장은 “객실당 마진은 1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익이 크지 않지만 최소한 적자가 나진 않기 때문에 회사의 기본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초기에는 물량이 적어 국내 호텔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현재는 한달에 1,000방 정도의 예약을 올리면서 점점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금 사장은 “대형 여행사들의 입장에서 호텔 온리는 그 규모와 수익이 적을 뿐 아니라 일본 여행사들과의 기존 거래을 유지하는데도 방해가 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뛰어들 수가 없다”고 밝혔다.

(주)코리아타비투어즈는 호텔뿐 아니라 쇼핑, 식당, 옵션까지 오프라인의 영업을 온라인으로 옮겨온 일본 인바운드 전문 온라인 여행사다. (주)코리아타비투어즈의 신충식 이사는 “자리를 잡기까지 1여년이 걸리고 수익을 내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적자를 보는 행사가 없고 적은 인원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주)무츄얼링크는 ‘디스커버 코리아’라는 카드를 제작했다. 상점이나 식당을 홍보해주는 대신 그 동안 확인할 길이 없었던 개별 여행객들의 지출을 카드 단말기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일본 관광객들은 카드 하나로 할인 혜택을 받고 마일리지까지 적립할 수 있으며 (주)무츄얼링크는 상점으로부터 일정부분의 수수료를 취하게 된다. 현재 일본 현지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카드와 정보지를 무료 배포하고 반응을 체크 중이다.

두 가지 생존전략

새로운 시장에 대응하는 이들의 생존전략은 두 가지다. 유통 구조의 단순화와 적자 상품의 배제다. (주)베르텍스투어즈의 경우 일본 중소 여행사 250여군데와 협력하고 있으며 일본 여행사가 투자한 사이트의 호텔수배만 담당하는 형식으로 비용부담을 최소화했다.

제전화비 등의 지출도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절감했으며 해외주재원을 두지 않는 대신 현지 상담전화를 한국 사무실에서 직접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주)코리아타비투어즈의 경우 일본 주재원을 두고 있지만 일본 여행사를 배제하고 철저히 온라인을 통한 직거래를 하고 있다. 일반 패키지가 아니기 때문에 상품 판매를 통해 적자를 감수할 일이 애당초 없다. 상품가가 당연히 높지만 패키지에 대한 거부감이 큰 개별여행객들의 수효는 늘고 있다.

대형 인바운드의 한계

반면 시장에 더욱 민감해야 할 대형 인바운드 여행사들의 대응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수익구조가 악화되는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지만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과 ‘저가상품 위주의 공격적인 마케팅’이라는 고전적인 방법 외에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 대형 패키지 여행사는 공항과 면세점 사이에 무료 서틀 버스를 운영하고 점심까지 무료로 제공하면서 개별 여행객들의 통제를 시도하고 있지만 자유로운 이동을 선호하는 개별여행객들의 특성상 호응이 높지는 않다. 국내의 한 부가세환급회사도 명동, 강남, 동대문 등지의 쇼핑상점들과 함께 여행사 수수료 정산을 시도 했지만 액수가 적어 여행사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수익이 너무 적어서 관심을 가질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일본 인터넷 보급 확산이 원동력

하지만 온라인 여행사 대표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시장개척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밝은 전망에 확신을 가지는 첫 번째 이유는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기 때문. 관계자는 “일본인들에게 한국 여행은 국내 여행의 연장선이다. 워낙 익숙하기 때문에 항공과 호텔 예약만 하고 스스로 알아서 여행하는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

두 번째 이유는 인터넷 보급의 증가다. 지난 6월 일본 현지의 보도에 의하면 일본국민의 인터넷 이용자수는 2001년 1년간 885만명이 증가한 5,593만명에 이르러, 미국의 1억6,614만명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인구보급율 면에서도 2000년말의 37.1%에서 44.0%로 상승해 세계 16위를 차지했다. 46.4%로 15위인 한국과 비교해 엇비슷한 보급률이다.

이처럼 이용 인구가 늘어나자 전자 상거래에 극히 조심스러운 일본인들의 소비패턴에도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전문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온라인상의 예약이나 결재에 대한 거부감도 줄어들고 있다. 온라인 여행사들은 주재원이나 전화 연락망 등 오프라인의 기반을 갖추고 있다면 앞으로 온라인만을 이용한 영업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개별여행객의 증가로 촉발된 인바운드 여행사의 위기는 여행사의 전문화를 부추기면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이 비대해진 몸집을 가누지 못해 악화일로는 겪고 있는 대형 여행사들의 한계를 넘어서 새로운 활로가 되어줄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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