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데로 임하는 고산족

고산족(高山族). 말 그대로 높은 산에 사는 사람들이다. 치앙마이 등 태국 북부 산악 지역에는 카렌족, 아카족, 라후족, 리수족 등 총 9개 부족의 고산족이 살고 있다.

아득한 냄새로 가득한 카렌족 마을. 사람들과 집안에서 혹은 화장실과 돼지에서부터 시작된 정체를 알 수 없는 냄새는 정신을 아득하게 한다. 촌장에게 인사를 하고 마을을 돌아보는 것이 순서. 원룸으로 이뤄진 방에 때가 잔뜩 묻은 붕대를 한 손에 감고 아픈 듯 쓰러져 있는 촌장의 눈빛은 ‘다들 이렇게 산다’고 말하는 듯하다.

원룸이라부르는 방은 말이 좋아 원룸이지 그저 비나 바람이을 막을 요량으로 적당히 가려놓은 대나무 무더기라 하면 적당할 듯하다. 촌장 집이 이러하니 다른 집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태국 고산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란 간단하다. 뻘뻘 땀 흘려가며 산에 오르니 ‘나보다 너무나 못한 사람들이 그곳에 살더라’는 것이다. 허나 그곳을 찾은 후의 감정은 복잡하다. 연민 혹은 반성일 수도 있고, 희망일 수도 있다. 어떤 이는 그저 ‘안됐다’ 하고, 또 어떤 이는 ‘나는 저들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하며 정작 살아가며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되뇌여 본다.

‘멍한 그들의 눈빛에서는 희망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하는 이들은 내 삶의 희망이란 것을 곱씹어 보기도 한다.
그리하여 조금씩 멍해진 이들은 아카족 마을에서 입을 다물고 말았다.

은화 목걸이를 건 아이의 부모는 집에 있지 않았다. 아이는 조르르 달려와 직접 만든 듯한 팔찌며 목걸이를 선보였다. 입고 있는 옷에는 때가 꼬질꼬질 묻었다. 얼굴도 더럽다. 걸고 있는 목걸이가 신기한 듯 만지는 어른들에게 아이는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어른들에 둘러싸인 커다란 눈망울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더니 과자를 건네자 조그만 손을 내밀었다.

금새 마을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마을 어른들까지 과자 하나라도 더 받아보고자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이런 그들을 카메라에 담는 내 손, 과자를 건네는 손을 그저 바라만 보는 내 눈. 그렇게 저렇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는 자연스레 입을 다물었다.

카렌족(KAREN)

태국북부에 살고 있는 고산족 중 숫자가 가장 많은 종족으로 대략 2,000개의 마을에 30만 여명이 살고 있다. 이웃 미얀마지역에는 300만 명 이상이 살고 있으며 현재 태국과 미얀마 정부에 대항하는 조직과 힘을 기르며 독립 투쟁을 하고 있어서 태국 및 미얀마 정부의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카렌족은 대개 숲이나 냇물 근처에 마을을 형성하여 살고 있으며, 야만적이거나 무례하지 않고 정직하고 순박하게 살고 있다.

아카족(AKHA)

태국북부를 여행하는 사람이면 가끔 머리에 흰 구슬이 달린 모자를 쓰고 은세공 장식이 유난히 많은 차림새에 어깨에 바구니를 매고 다니는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이들이 바로 아카족이다.
아카족의 마을은 10~40 가구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살 정도로 규모가 작다.

이들은 태국북부의 산간 지역과 미얀마, 라오스 국경의 깊은 산 속에 널리 분포해 있는데 아주 외진 산 속에서 재배한 적은 양의 면화, 담배, 빗자루, 말린 고추, 수공예품 등을 팔고 대신 다른 생활용품들을 사기 위해 마을이나 도시로 내려온다. 태국 북부 고산족 마을에 방문하고 싶다면 치앙마이, 치앙라이 등의 현지 여행사에 문의하면 된다.

치열한 숨결, 나이트 바자

치앙마이 서쪽 쁘라뚜 타패 주변에서는 밤마다 나이트바자(야시장)가 열린다. 살만한 물건이 많은 데다가 볼거리로도 그만이라 이곳은 항상 현지인과 외국인으로 붐빈다. 제약을 받는 이는 아무도 없다. 물건을 팔려는 사람, 물건을 사려는 사람 등 물건이 있고, 돈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나이트바자를 드나들 수 있다.

아니 좋은 구경에 만족할 수만 있다면 돈이 없어도 좋다.
헌데 나이트바자를 드나드는 데 제약을 받는 이들이 있다 한다. 들키지 않게 조심하며 장사를 하고, 목에 좌판을 매달고 다니는 이들, 애원하듯 흥정하며 외국인에게 매달리는 이들이다.

나이트바자에서 바라보는 그들은 조금 다르다. 애걸하듯 몰려들지만 냉정하기도 하다. 사진이라도 찍었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금새 ‘투엔티 밧’을 외치며 끈질기게 쫓아온다. 당하는 사람들로서는 태국에서는 장사를 할 수 없는 그들의 입장은 중요하지 않다. ‘돈에 환장했냐’, ‘더러워서 피한다’며 황당해 한다.

태국 북부 고산족 트레킹은 고산족 마을과 그들의 생활습관,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하지만 반드시 여행자가 선택하고 원해야만 하는 경험이다. 단순했던 시작이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많은 것을 돌아보게도 만들며, 무표정한 그들의 모습에 짓이겨진 감정을 발견하기도 한다.

문제는 단순한 관심에서 시작한 여행이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생활을 생활로 받아들이거나 복잡한 감정을 모두 소화해 낼 수 있다면 ‘우리와 많이 다르고 독특하게 살아가는’ 그들을 만나는 것은 꽤 괜찮은 경험이 될 것이다.

이진경 객원기자 jingy21@hanmail.net
취재협조=태국관광청 02-779-5417

꼭! 들러보자~ 도이쑤텝(Doi Suthep)

도이쑤텝을 두고 혹자는 이렇게도 말한다. ‘태국을 방문하는 사람 중에 치앙마이를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태국을 보았다고 할 수 없고, 치앙마이를 방문한 사람 중에 도이쑤텝을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치앙마이를 보았다고 할 수 없다’. 그 만큼 도이쑤텝은 치앙마이를 대표하는 사원이다.

태국인은 물론 치앙마이를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필수 코스로 알려져 있는 도이쑤텝은 치앙마이 북동쪽 해발 1,053m에 자리했다. 시내 전체를 조망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곳에 자리해 이전에는 290여 개의 끝도 없는 계단을 올라가야 도이쑤텝 사원을 만날 수가 있었다. 허나 지금은 사원입구에 케이블카가 설치됐다. 사원은 거대한 황금빛 불탑과 크고 작은 불상들로 가득한 볼거리 천국이다.

경내에 들어 설 땐 신발을 벗어야 한다. 신발을 신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닭이 신발을 벗을 때까지 쫓아다니면서 쪼았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 입구에는 닭의 사진을 걸어 놓았다.
불공을 드릴 때는 먼저 기어 들어가서 봉안을 한 후에 스님에게 다가가서 돈을 낸다.

또한 이 사원에서는 전생의 운을 볼 수도 있어서 많은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기도 한다. 사원 주위에는 33개씩의 종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으며 이 종을 모두 두드리면 복을 받는다고 한다.

관람시간은 08:00~17:00.
입장료 무료, 케이블카 이용료 왕복 20밧
반바지를 입고 온 사람에 한해 치마를 대여해 준다. 요금은 10밧. 꽃(수선화)과 향은 5밧.
신발을 놓아두는 라커의 이용은 무료. 방콕 왕궁과 마찬가지로 짧은 반바지 및 슬리퍼 입장은 불가하다.

치앙마이 대학교 정문 옆, 치앙마이 동물원 입구, 창프악 문 건너편 쎄븐일레븐 앞에 각각 도이쑤텝으로 가는 썽태우(미니버스)가 있다. 최소 8명이 모여야 출발한다. 요금은 편도 40밧, 왕복 70밧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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