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끝난 후 어느 해 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해외로 떠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관광수지 적자폭이 늘어나는 점도 조바심의 원인이다.

그러나 몰려 나가는 배낭여행객을 탓할 것이 아니라 배낭여행객을 끌어들이는 발상의 전환을 해보자. 배낭여행은 씀씀이가 적은 것으로 생각해 관심을 덜 갖지만 관광선진국일수록 그 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여행패턴은 단체 패키지여행에서 개별 자유여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개별여행의 대표적인 유형이 바로 배낭여행이다. 배낭여행객은 모험심이 강하기 때문에 새로운 관광시장을 개척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모험심이 강한 배낭여행객이 먼저 경험하고 알리면서 일반인들도 가는 관광지로 발전하는 것이다. 또한 배낭여행객은 인프라가 다소 부족해도 오히려 그것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배낭여행시장의 중요성에 일찍 눈뜬 호주는 배낭여행 시스템이 발달한 나라이다. 하루 10달러 내외의 숙박시설과 대도시를 연결하는 버스패스, 각 도시와 관광지를 연결하는 관광 프로그램 등이 잘 정비돼 있다.

지난해 42만 명의 젊은 여행자들이 19억 호주달러(약 1조3,000억원)를 쓰고 갔다. 전체 관광수요의 약 10%에도 못 미치는 시장 규모지만 호주정부관광청은 학생·배낭 시장에 많은 공을 들인다.

우리 나라를 찾는 배낭여행객은 전체관광객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 현실적으로 이들이 한국을 구석구석 누비기에는 너무 불편한 점이 많다. 배낭여행객들에게 한국은 ‘오지’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배낭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게스트하우스(Guest House)는 서울과 경주 등 전국을 합쳐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고 그마저 운영난을 겪고 있다.

우리는 인바운드 관광객 500만 시대를 맞았지만 단조로운 관광상품으로 한계를 맞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고, 다양하고 질 높은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우선 배낭여행시장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관광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일수록 배낭여행객을 유치하여 입소문을 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배낭여행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우선 정부에서는 각 도시별로 게스트하우스를 건립하여 저렴한 이용과 정보교환이 가능하도록 물꼬를 터야 한다. 뜻있는 민간인이나 단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게스트하우스업을 숙박업에 포함해 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금융지원을 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 유산이나 음악, 미술, 스포츠, 생태 등 테마상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지자체와 업계에서는 농촌체험, 동강의 래프팅, 안동의 유교문화 등 전국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한국적인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한발 앞선 IT인프라를 활용한 관광안내와 정보제공, 프로모션도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배낭여행 시장은 장기적으로 관광상품의 다양화, 관광목적지 다변화, 고급 체험상품의 개발 등 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투자하고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지금 비록 주머니 사정은 빈약한 그들이지만 10년 후를 위해 세계의 젊은이들이 구석구석 한국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자.

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연구원 serieco@seri.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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