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국내 관광시장은 유난히 많은 일들이 일어난 듯 하다. 무수히 많은 우려와 기대를 낳았던 인천국제공항이 순조롭게 개항했으며, 9월에 발생한 사상초유의 항공테로가 전세계를 경악시키기도 했다. 인바운드 시장은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았으며, 아웃바운드는 해외출국자수 600만명을 무사히 돌파했다.

1. 인천하늘길 세계를 품다

1992년 건설의 첫 삽을 뜬 인천국제공항이 3월29일 드디어 개항했다. 수화물처리를 비롯해 각종 시스템 오류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으나 ‘동북아의 관문’을 목표로 한 인천공항은 큰 문제없이 개항의 혼잡함을 치러냈다.

인천시대의 개막은 김포공항 시절과 구분되는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1시간 정도 더 소요되는 거리상의 문제로 상품출발시각을 앞당겼으며, 지방출발수요에 대한 지방공항의 활성화를 촉진시켰다. 샌딩업체의 탄생 등 새로운 분야의 영업도 활성화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국제공항을 가지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첫 출·도착편은 양국적사가 맡았다. 29일 처음으로 랜딩기어를 내린 도착편은 방콕에서 들어오는 아시아나항공의 OZ3423편이었으며, 첫 출발편은 오전 8시30분 대한항공의 마닐라행 KE621편이었다.

2. 항공사 ‘아! 날고 싶다’

신년벽두 쏟아지는 폭설로 무더기 결항사태를 빚어야 했던 항공사들은 2001년 유난히 많은 시련을 겪었다. 1월 초부터 시작된 폭설은 엄청난 양으로 승객들의 발을 붙잡더니 2월에는 32년만의 폭설을 기록하며 하늘길을 꽁꽁 얼렸다.

눈이 녹은 후에는 양국적항공사의 동시 파업이 현실로 나타났으며, 8월에는 우리나라의 항공안전등급이 2등급으로 하향 조정돼 한창 무르익던 대한항공의 괌·사이판 재취항 준비에 찬물을 끼얹었다. 다행이 항공안전등급은 12월에 다시 원상복귀 돼 대한항공의 괌·사이판 노선의 복항을 확정지었다.

9월11일에는 위용을 자랑하던 미국 쌍둥이 빌딩을 단순에 날려버린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가 발생, 전세계 항공시장을 급속히 경직시켰다.

3. 9·11 테러 그 후

세계를 경악케 한 미항공 테러는 관광업계는 물론 산업전반에 걸쳐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 테러방지를 위해 전세계 항공사와 공항들이 안전보완을 강화했으며, 전쟁보험료가 새로이 책정됐다. 미주와 유럽지역 등 항공사들의 노선축소 및 인원감축이 진행된 가운데 스위스항공의 파산 선고 등 항공사들의 어려움이 극에 달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정부가 자금난에 시달리는 양국적항공사에게 2,500억원 규모의 재정 융자를 결정했으며, 양 항공사 역시 지점 통폐합과 상여금 반납, 무급휴가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여행수요에 있어서도 2차 테러와 미국의 보복전쟁 등으로 여행심리가 위축돼 아웃바운드가 감소됐으며, 일본 등 주요 방문국가의 발길이 떨어져 인바운드 시장 역시 차갑게 얼어붙었다.

4. WTO 총회 개최

제14차 세계관광기구(WTO)의 총회가 9월24일 서울과 오사카에서 동시 개최됐다.
70여개국의 관광관련 장차관급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총회 사상 처음으로 한일 양국의 공동개최라는 점과 미테러 이후 침체된 관광산업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각국의 협력방안이 검토된다는 점에서 세계의 기대를 모았다.

행사에서는 테러규탄 결의안 및 서울 선언문이 채택됐으며 ‘동아시아 광역관광교류권 구상’에 대한 한일 양국의 협조관계가 합의됐다. 2003년에 개최될 15회 WTO총회지로는 중국이 선정됐다.

5. 여행사 최초 파업

한진관광이 여행사 최초로 파업대열에 동참했다. 현재 전국 7,000여개의 여행사 중 노동조합이 있는 곳은 1998년 노조가 설립된 한진관광과 국일여행사 뿐. 한진관광의 이번 파업은 파업은커녕 노조도 설 수 없었던 불모지에서 일어난 여행사 최초의 파업이라는 데 의미가 있으며, 이런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4일간의 파업이후 노조측은 중재위원회가 제시한 7%보다 높은 8%선에서 임금인상 합의를 이뤄냈으며, 약간명의 직원 충원도 이끌어냈다.

6. 여행상품 인증제도 도입

7월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3차 관광진흥 확대회의’에서 ‘우수여행상품 인증제도’가 도입됐다. 여행사들의 판매상품 중 독창성과 교육성이 뛰어난 상품을 문화관광부가 보증하는 이 제도는 여행사의 신상품 개발촉진 및 상품의 품질을 향상시킨다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인증 제도를 둘러싼 의견도 분분했다. 많은 중소여행사들이 ‘결국 대형 여행사들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데서 반대의 의견을 보인 반면 상품기획에 자신이 있는 랜드사들은 상품보호와 인센티브만 제대로 지켜진다면 여행업 등록을 해서라도 투자하겠다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7. 양국적사 손 잡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월 공동의 온라인여행사(가칭 에어라인 포털)를 설립키로 하는 의향서에 서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창립이후 경쟁으로만 일관해 오던 양사가 단순한 교류가 아닌 자본투자를 약속한 협력관계를 약속한 것은 국내 항공사상 처음이다.

비록 의향서 체결이후 구체적인 활동을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양사는 조인식에서 향후 시장보호를 위해 다른 사안에 있어서도 협력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8. 잇단 부도로 소비자 불신 급상승

3월24일 씨에콘돌투어가 최종부도처리됐다. 부도직전까지도 일간지 광고로 모객을 해온 씨에콘돌투어는 3억원 가량의 소비자 피해를 야기했으며, 랜드사들은 앞다퉈 미수금 회수에 나섰다. 문관부는 기획여행신고 및 덤핑 등을 중심으로 42개 여행사에 대한 지도점검을 실시했다.

이후 씨티넷 투어, 한솔 CS클럽 등이 지상비 미수로 홍역을 앓았으며 (주)IRC온누리세계여행의 영업중단 소식까지 겹치면서 패키지 여행사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9. 허브투어 영업 중단

대대적인 사세확장으로 홀세일 4파전을 선언한 허브투어가 테러 이후 갑작스런 영업정지를 선언해 업계에 놀라움을 던졌다. 부도로 인한 영업정지 등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고가지 않은 현명한 판단이라는 시각과 함께 너무 이른 시장판단이었다는 아쉬움을 함께 낳았다. 반면 세방여행사의 경우 내년부터 본격적인 홀세일 영업 진출을 선언했다.

10. 관광상품권 시대 도래

국민복지관광 확대 사업의 일환으로 1년 4개월간의 준비끝에 국민관광상품권이 6월 첫 선을 보였다. 상품권은 1만원과 5만원, 10만원, 30만원, 50만원 등 5종으로 발행됐으며,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출자해 설립한 (주)코리아트래블즈가 발행과 운영을 담당했다. 국민관광상품권은 기획여행사와 호텔, 콘도, 관광식당, 놀이공원, 골프장 등 관광관련 서비스를 하나의 상품권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기획된 최초의 관광상품권이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2001년도에 벌어진 이모저모

▲트래포트 폐쇄 : 지난해 30억원의 구축비용으로 온라인 여행업에 합류한 삼성물산의 트래포트가 지난2월 구조조정 과정에서 전면 폐쇄돼 아쉬움을 남겼다.

▲하나투어 불매운동으로 곤욕 : 7월31일을 시작으로 8월 한 달간 대전에서 하나투어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지방 대리점들이 특정 홀세일 여행사의 이름을 거론하며 불매 운동을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 하나투어의 지방 BSP가입과 관련해 위기감을 느낀 중소여행사의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제16차 한일 관광진흥협의회 개최 :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의 공동개최에 앞서 한일 양국의 관광특수 최대화를 위해 11월19일부터 나흘간 제주도에서 한일 관광진흥협의회가 개최됐다. 양국은 회의를 통해 동아시아 광역관광교류권 및 양국 관광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필리핀항공 락소 설립 : 필리핀항공이 강남지역에 락소라는 필리핀 전문 여행사를 설립했다. 특정여행사 지원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락소는 필리핀항공의 ‘세훈항운주식회사’가 아닌 ‘주식회사 락소‘로 분리해 등록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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