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좀 많이 풀어주세요!”
그 누가 알겠는가. 수배과 직원들의 방에 얽힌 고달픈 사연들을. 있는 방도 없다 하고 가까스로 방을 잡아 놓으면 하루, 이틀 남겨두고 취소되기 일쑤고. 방에 한해서는 창스 여행사 사현숙 과장도 예외는 아니다. 인터뷰가 거의 끝나갈 즈음, 꼭 실렸으면 하는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체없이 방타령이 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다.

방 때문에 울기도 많이 울고, 화도 많이 내봤다는 사 과장은 반면에 자신은 약속을 중시 여기는 의리파이다. 한번 방을 잡으면 현지 사정에 의한 부득이한 경우 외에 그 어떤 유리한 조건이 유혹 한다해도 좀처럼 방을 깨지 않는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수배 또한 사람간의 관계속에서 이뤄지는 일이기 때문에 서로간 믿음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사 과장은 오히려 반문한다. 가끔은 이러한 믿음에 속기도 하지만 서로 상부상조하며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다며 자신의 원칙이 틀리지 않음에 자부심을 내비치기도 한다.

화교 출신인 사 과장은 오랜 가이드 활동 경험을 갖고 있는 탓에 속된 말로 ‘말빨’에서 밀리지 않는다. 화교들은 좀 투박하다는 일반적인 선입견을 깨는데 가이드 경력이 톡톡히 한몫 해내는 셈이다. 대만과 일본 오키나와 등지에서 활동해 온 가이드 경력만 10여년. 때문에 중국어, 일본어 실력은 물으나 마나다.

수배과로의 전업(?)은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졌다. 사 과장의 표현을 빌리면 “손님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수배라는 보다 전문적이고 자기계발적인 일을 새롭게 맡게 됐다고. 가이드 만큼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긴 하지만 반면에 자신에게 얻는 소득도 많아 사 과장은 일이 즐겁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느냐? 매일 하는 에어로빅 운동으로 1시간 동안 땀을 쭉 빼면 어느새 스트레스는 저 만큼 날아가 버린다. 털털한 성격에 뒤끝이 없는 사 과장으로선 제격인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정은주 기자 eunjur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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