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여행객의 증가에 맞춰 여행사의 창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지난 1일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여행업은 지난 1월1일보다 65개 증가한 3,555개에 그쳤으나 국외 여행업은 473개 늘어난 3,929개로 집계됐다. 일반여행업체도 1월의 709개에서 757개로 늘어났다.

전체 여행사 수도 이미 지난 4월말 8,000개를 훌쩍 넘긴데 이어 지금은 8,241개에 달하고 있으며 이 중 국외여행업 이상을 등록한 업체가 전체 여행사의 57%인 4,686개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해 6월 여행사 수가 7,000개를 돌파한 것을 감안하면 한 달에 100개 이상의 여행사가 생기고 있는 셈이다.

매달 100개 씩 여행사 증가

1년 사이 여행사가 1,200여개 증가했다는 것은 산술적으로 하루 평균 3.3개의 여행사가 늘었다는 말이지만 폐업 업체의 발생과 공휴일 등을 감안하면 순순히 새로 설립되는 신생 여행사의 수는 이를 훨씬 초월한다. 게다가 앞으로 주 5일 근무가 확산되면 여행사의 창업은 더욱 불같이 일어날 것이 확실하다.

이처럼 여행사의 창업이 러쉬를 이루고 있지만 과연 이들 중 살아남는 여행사가 얼마나 되는가에 대해서는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신문 광고를 통한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상대하는 여행사가 아닌 이상 여행사 창업에 고정적인 거래처의 확보는 필수 조건이다. 이밖에 여행 시장이 양극화되고 대형사로의 집중현상이 심화되면서 흔히들 중·소 규모의 여행사는 철저한 전문성을 경쟁력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최근 들어 지역별이나 허니문, 리조트, 골프, 전시회 등 다양한 전문 여행사들이 등장하고 있고 조금씩 내실을 기해 가는 여행사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15년 간의 여행사 근무를 접고 독립을 선언한 장현철 사장의 마스터스 투어도 대표적인 예.

장 사장은 여행사 재직 시 다진 확실한 고객 관리와 경험을 바탕으로 골프 전문 여행사를 차려 하루하루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엄연한 자신의 여행사지만 아직도 명함에는 예전 고객들에게 익숙한 영업 부장 타이틀을 달고 있는 장 사장은 6월 초 법인 설립이래 벌써 300여명을 송객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신설 여행사 많아도 경쟁력은 허약

급증하는 여행사의 창업이 모두 이처럼 확실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춘 전문 여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하우와 시간, 자본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반면에 상당수의 여행사 창업은 철저한 계산보다 마땅한 다른 업종을 찾지 못했거나 그 동안의 경험에만 의지해서 이뤄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취약한 영업 환경 속에서 창업은 계속 이뤄지고 여행사가 난립하다 보니 치열한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쉽게 사라지는 여행사도 종종 등장하곤 한다. 때문에 새롭게 여행사를 창업하거나 기존에 독자적으로 경영하던 여행사를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여행사로 전환하려는 시도도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항공사의 여행사 지원이 대형사 위주로 재편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확고한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선두권을 형성하는 여행사의 영향력이 두드러지면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직판 여행사의 입장에서도 대리점 확대가 전국적인 영업망 확보와 매출 증가라는 상승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리점 확충을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전국적인 대리점 망을 구축하고 있는 여행사는 32개 대리점을 갖춘 롯데관광을 비롯해 한진관광이나 자유여행사, 참좋은여행, KRT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밖에 한화투어몰이 최근 부도가 난 코오롱TNS의 19개 대리점 중 14개 대리점과 계약을 체결하거나 체결키로 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투어몰의 심우상 영업개발 본부장은 “일단 2002년 말까지 30개 가량의 대리점을 확충하고 2004년까지 1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예상되는 지역별 중복 문제는 메인 대리점과 서브 대리점을 두는 식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여행사 대리점의 기본 조건

대리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부 후발 패키지 여행사들은 일단 자사 간판을 다는 대리점의 수적인 확충에 비중을 두고 보증금 면제 등 파격적인 계약 조건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공적으로 여행사 대리점을 창업하기 위해서는 따져봐야 할 기본 조건이 많다고 강조한다.

우선, 아무리 대리점이라고 해도 고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어야 함은 기본이며 본사의 지명도를 잘 따져 봐야 한다. 기존 고객이 아닌 이상 본사가 지원하는 광고와 인쇄물에 의한 전화 상담과 본사의 인지도를 믿는 방문 손님에 따라 여행사의 매출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코오롱TNS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 대리점은 본사의 통제를 받는 것과 동시에 본사의 흥망에 따라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어떤 여행사와 계약을 맺는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1인당 평균 판매마진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한다. 소장을 포함해 3명 전후의 인원이 대부분인 여행사 대리점은 서울의 경우 사무실 임대료, 인건비, 운영비 등 매달 700∼8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여기에 정기적으로 본사에 지불하는 마케팅 비용에 따라 금액은 더욱 늘어나게 마련이므로 단순히 본사가 제시하는 수수료의 비율(%)이 아닌 실질적인 수익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가장 안정적으로 대리점망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L여행사의 경우 1인당 마진이 평균 7만원선인데 반해 K여행사의 경우 6만원 선인 것으로 전해지는 등 여행사에 따라 마진폭은 차이가 크다. 실제 마진을 바탕으로 매출과 지출 비용을 꼼꼼히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사무실 위치보다 지역 선정이 중요

이밖에 대리점의 위치도 상당히 중요하다. 종로구 관철동에서 대리점을 운영하는 이윤석 소장은 “대리점 개설은 철저한 시장 조사가 관건이며 이때는 사무실의 위치도 중요하지만 해당 지역의 소비 수준을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조건 오고가는 사람이 많은 길목보다는 지역 거주자들이 여행사를 찾을 만큼의 경제 수준이 받쳐주는 지를 먼저 조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때 본사의 대리점 지원책도 중요하다. 기존 대리점의 기득권 보호 차원에서 대리점 수만을 늘리려 하지 않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기존 여행사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일반 프렌차이즈 대리점과 달리 여행사는 2-3년을 내다보고 배운다는 마음가짐과 충분한 여유 자금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섣부르게 욕심을 내서는 안된다. 여행업무 경험이 있을 때에도 한 분야만 깊숙이 아는 것보다 전반적인 내용을 두루 파악하고 있는 것이 상담 등에 효과적이다.

또한 본사에서 전담 부서 운영과 적극적인 교육 지원 등 대리점을 한 식구로 여기고 있는 가도 중요하다. 시즌 별로 본사의 영업 방향이나 상품 등에 대해 교육을 실시하는 열의를 보이면 대리점의 매출도 따라서 성장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여행상품이 갖는 특성상 본사와 대리점간에 발생하기 마련인 신뢰 확보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대리점에서 수수료 차이에 따라 예약 손님을 다른 여행사로 돌리거나 심지어는 자체행사를 치르는 경우도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이 지속된다면 결국 대리점은 여행사의 간판만 빌어 쓸 뿐 오히려 불편한 관계가 되고 만다.

대리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좌석상황의 실시간 공개 등 본사의 투명한 운영과 함께 대리점의 도덕성도 요구된다. L여행사 관계자는 “대리점 신청이 많이 접수되지만 기본적인 서류와 함께 항공사의 실적이나 거래 랜드사와의 관계나 평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심사한다”고 말했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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