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와 개경주

마카오인들은 천성적으로 경마나 카지노, 개경주를 즐긴다. 마카오 하면 카지노가 연상될 만큼 마카오의 카지노 역사는 깊다. 마카오에 있는 9개의 카지노는 밤마다 많은 현지인과 외국인들로 붐빈다. 가장 큰 카지노는 리스보아 호텔에 있는 카지노인데 일반인용 3개층과 VIP용 특실을 갖추고 있다. 슬롯 머신, 블랙 잭, 바카라, 룰렛과 중국 게임의 일종인 판탄, 빅 앤 스몰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개경주는 홍콩이나 다른 곳에서는 구경하기 어려운, 마카오만의 독특한 여흥이다. 시내의 개경주장인 카니드롬에서 호주산 그레이 하운드 6~8 마리가 20분에 한 번씩 레이스를 벌이는데, 베팅하는 방법은 경마와 비슷하며 장외 베팅도 가능하다. 선선한 저녁 바람을 쐬며 개 응원에 열중하는 현지인들과 함께 속도감 넘치는 개경주를 구경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유럽의 자취

아시아에서 가장 늦게까지 유럽의 식민지로 남아있었던 만큼, 마카오에는 포르투갈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 마카오는 아시아에서 중세유럽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또 카톨릭 교단의 동양선교회 본부가 있었고 지금도 도시 곳곳에 천주교 성당이 남아있는 등, 마카오는 선교사들에 의해 동아시아 지역의 기독교 정신과 서구적 가치를 심기위한 전초기지로서의 역할도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순교자인 김대건 신부도 이 곳에서 수학했다.

마카오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성 바울 성당은 많은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모이는 곳이다. 17세기 초에 일본인 선교사들에 의해 건설되었다가 나중에 발생한 화재로 건물의 정면과 계단, 일부 벽, 지하실만이 남아있는 상태지만, 그 장엄함과 웅장함은 지금도 느껴진다. 성당의 지하에 있는 종교예술 박물관에는 17 세기 일본이나 동남아지역으로 파견된 선교사의 진기한 유품을 전시하고 있어, 당시 동아시아의 카톨릭 포교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마카오의 위상을 느낄 수 있다.

도심에 위치한 세나도 광장은 마카오에서도 가장 포르투갈적인 곳이라 할 수 있다. 이 광장의 분수 주위로는 유럽식 건물들이 지금까지 잘 보존되어 있고, 광장의 노면은 포르투갈에서 돌을 가져다 포르투갈 양식으로 설계한 물결모양의 모자이크 타일로 설계돼 있다. 물결모양은 파도를 상징하는 것으로 대양을 누비고 마카오에 이르렀던 포르투갈인들의 정신을 상징하는 듯하다.

광장의 양 옆에 늘어서 있는, 파스텔 톤의 알록달록한 건물들 사이를 걷다보면 마카오를 왜 아시아 속의 작은 유럽이라고 하는 지 실감하게 된다. 광장의 끝은 17 세기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성 도밍고 성당으로 이어진다.

마카오 남부 지역인 바라 언덕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펜하 언덕은 마카오를 두루 바라볼 수 있는 뛰어난 전망대이며, 펜하성당이 바다를 굽어보고 있다. 까모에스 정원은 포르투갈의 유명한 시인이자 군인이었던 까모에스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공원이다.

그의 청동 흉상이 놓여있는 아담한 동굴 앞에, 오래된 ‘탑나무’ 사이로 작은 산책로가 나있는 낭만적인 공간이다. 또 이 곳은 김대건 신부 동상이 있어서 한국의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중국 전통의 향기

마카오 전통의 문화공간을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포르투갈인들이 마카오에 도착하기 전에, 이 지역의 어민들은 ‘아마’라는 바다의 여신을 섬기고 있었다. 원래 마카오는 아마의 항구라는 뜻으로 ‘아마가오’라고 불리웠는데, 이것이 현재 마카오의 어원이 되었다.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식 절로 추정되는 아마 사원은 아마의 여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내부에는 새소리와 향냄새가 가득하다. 여기에 있는 석상 앞은 언제나 소원을 비는 사람들로 붐빈다.

대개의 마카오인에게는 불교와 도교가 가장 유력한 종교다. 마카오에서 가장 큰 사원인 관음당(觀音堂)은 13세기 원나라 때 지어진 것으로 1844년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정이 최초로 체결된 곳이기도 하다. 소승불교권에 있는 마카오의 사원은 우리나라의 절보다 화려하고 복잡하게 장식되어 있다. 관음당의 중심부에 있는 관음보살상 사이로 중국 18현자의 중 하나로 추앙받고 있는 마르코 폴로의 상을 볼 수 있다.

루임옥 공원은 마카오의 가장 중국적인 정원으로서, 태극권이나 중국식 해금 연주 등 마카오인들의 일상생활 모습을 쉽게 구경할 수 있고, 그림 속에서나 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산책로가 인상적이다. 기괴한 암석과 분재들이 곳곳에 있고 연꽃으로 뒤덮인 연못과 그 뒤로 귀족의 저택이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색다른 구경거리

자그마한 면적에 비해 풍부한 역사적 자원과 독특한 문화유산을 지니고 있는 마카오에는 여행자에게 즐거움을 줄 만한, 특이한 주제의 박물관이 많이 있다. 마카오가 지닌 문화적 전통이 서구 문화와 어떻게 나란히 공존하는 지를 보여주는 마카오 박물관은 두 문화의 역사적 만남을 보여준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한 와인 박물관은 무려 1,000여종의 와인 샘플을 보관하고 있으며, 포르투갈 각 지방의 다양한 와인에 대한 정보 뿐아니라 포르투갈의 민속의상과 전통 등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와인을 직접 시음해 볼 수도 있다.

그랑프리 박물관은 1954년부터 매년 11월 마카오에서 개최되는 자동차 경주대회인 마카오 그랑프리의 감동과 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박물관이며, 아마사원의 바로 옆에 있는 해사(海事)박물관은, 일찍이 포르투갈인들이 도착하기 전부터 어항으로 번영했던 마카오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보여준다. 박물관 바로 앞에서는 마카오 항을 둘러보는 크루즈 투어가 시작되기도 한다.

마카오는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육지와 연결되어 있는 마카오 반도와 타이파 섬, 콜로안 섬으로 나눌 수 있는데, 모두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주요 볼거리는 마카오 반도에 몰려 있는데, 차를 타고 타이파 섬으로 넘어가면 마카오 시내보다 훨씬 여유롭고 한적한 분위기가 펼쳐진다. 도시적 느낌을 주는 마카오와는 달리 이 섬들은 아름다운 해변, 전통가옥, 평화로운 전원풍의 분위기를 간직한 매혹적인 섬이다.

마카오만의 음식, 쇼핑

여행자들에게 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쇼핑과 먹거리다. 마카오는 그 독특한 역사적 경험을 통해 중국의 다른 지역과는 다른 독특한 음식문화를 선보인다. 대표적 마카오 요리로는 아프리카 치킨이나 대구살 요리가 있다.

전채로 먹는 칼두 베르데(스프)나 후식으로 먹는 에그타트도 특별하다. 소스나 향료의 이용법이 인도나 아프리카에서 들어 왔기 때문에 거의 모든 요리에 후추와 칠리소스가 빠지지 않는다. 현지인들이 주로 점심 때 먹는 딤섬 같은 대표적 광동음식을 먹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마카오도 홍콩처럼 자유무역항이기 때문에 비교적 싼 가격에 세계의 유명 브랜드 상품을 고를 수 있다. 대신 홍콩보다 복잡하지 않은 거리에서 여유롭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중국산 약초, 해산물 등도 눈길을 끄는 상품이다.

마카오 글·사진=오종배 객원기자 holoholo@snu.md
취재협조=마카오관광청 02-778-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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