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웅장한 시설이 그토록 눈에 띄지 않고도 숨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난타라의 첫 이미지는 놀라움을 넘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걱정이 없는 곳’ 궁전 같은 리조트

90여년 전 태국 왕실의 한 왕자는 귀족들과 함께 태국의 서남부 지방으로 사냥을 나가는 파티를 열었다. 파티가 끝난 뒤 왕자는 곧바로 방문했던 지역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그곳에 궁전을 지었다. 궁전의 이름은 ‘클라이 캉원(Klai Kangwon)’으로 지었다. ‘걱정이 없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후 이 지역은 태국 왕실의 휴양지로 자리 잡는다.

방콕에서 서남쪽 방향으로 자동차로 약 3시간 가량 달리면 차암과 후아힌이라는 작은 마을이 나온다. 이곳이 바로 태국 왕실이 휴양지로 삼고 있는 지역이다. 왕실의 휴양지답게 이곳의 분위기는 매우 평화롭고 잔잔하다.

아난타라 리조트(Anantara Resort)는 바로 왕실의 휴양지 후아힌에 들어서 있다. 왕자가 지었던 휴양용 궁전과 마찬가지로 시간의 흐름과 걱정을 모두 잊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기본 모토다.

아난타라는 부끄러움에 가득 찬 새색시인양 외부에서 바라보면 전혀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그저 울창한 열대 수풀과 야자수들만 삐죽삐죽 고개를 내밀고 있을 뿐 로비에 도착할 때까지는 도대체 어떤 형태인지 전혀 알 길이 없다. 황토 빛 진입로를 따라 서서히 들어갈수록 궁금증도 점점 커져만 간다. 마음 한 편에선 시시하다는 섣부른 실망감이 도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로비에 들어선 순간 그 궁금증과 실망감은 단박에 놀라움과 감탄으로 변한다. 마치 숨겨진 옛 궁전을 찾아내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웅장한 시설이 그토록 눈에 띄지 않고도 숨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난타라의 첫 이미지는 놀라움을 넘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전통 문화와 현대적 감각의 조화

아난타라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건축양식이다. 태국 전통 건축양식을 따르고 있어 매우 생경하고 이국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건물 자체의 높이가 높을 뿐만 아니라 지붕의 양쪽 끝도 뾰족하게 하늘로 솟구쳐 있어 그야말로 시원시원하다.

디자인에도 세심한 배려를 해 어느 한 곳도 대충 넘어갔을 성싶지 않다. 리조트는 이와 같은 형태의 여러 채의 단독 빌라들로 이뤄져 있는데 대부분 2층 규모이며, 각 빌라마다 대 여섯 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빌라와 빌라 사이에는 울긋불긋한 열대어와 금붕어가 노니는 작은 수로가 흐르고 호수 속 분수대는 남국의 더위를 식혀보겠다는 듯 끊임없이 힘찬 물줄기를 내뿜는다. 야자수와 열대수풀은 더 없이 무성하게 가지를 펴고 이파리를 키워내 청량함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이 모든 게 매우 자연스럽게 조성돼 있어 인공적으로 조성했다는 느낌보다는 천연의 자연 속에 빌라들이 빈자리를 찾아 조용히 숨어버린 듯한 느낌이다. 현대문명의 인공미와 자연의 천연미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뤄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아난타라는 총 168개의 일반객실과 38개의 라군(lagoon)객실로 이뤄져 있다. 모든 객실의 기본 컨셉은 시간을 잊은 휴식과 시골의 평온함을 제공하는 것이다. 태국 전통 건축양식의 외관에 이국적인 색채의 실내 인테리어가 혼합돼 있어 투숙객들은 다양한 감흥을 받을 수 있다. 한층 높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슈페리어 라군과 디럭스 라군 객실은 선사시대의 분위기를 풍기는 전용 풀장을 갖추고 있다.

시원시원한 빌라 외관과 마찬가지로 객실 내부도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객실 자체가 넓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객실보다 천장이 훨씬 높아 전체적으로 실제보다 넓고 높게 느껴진다. 실내 디자인과 구성도 단순하지만 우아함을 유지하고 있어 숨겨진 궁전의 품격 높은 기품을 여실히 읽을 수 있다.

깔끔하게 정돈된 욕실은 침실로 이어지고, 침실은 넓은 테라스로 연결되며 테라스 밖은 연꽃과 수풀이 우거진 연못이 자리를 잡고 있다. 혹은 조각배가 떠 있는 좁다란 폭의 강이 멀리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들어서 있다. 욕실 욕조는 여닫이 나무 창을 달고 있는데 창을 열면 킹사이즈 더블침대가 바로 코앞이고 테라스 밖의 풍경도 한 눈에 들어온다. 보랏빛 서양란 꽃잎이 둥둥 떠 있는 욕조에 몸을 담그면 자신이 꽃잎인 듯, 꽃잎이 자신인 듯 천하태평이다.

낭만을 키우는 각종 부대 서비스

부대시설로는 야외 수영장 2개와 6개의 레스토랑과 카페, 스파시설, 테니스 코트, 헬스클럽 등이 있으며, 세일링과 윈드서핑을 비롯해 잔디게임, 크로켓, 탁구, 마운틴 바이크, 골프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고 있다.

수영장은 열대 정원 숲에 둘러싸여 있어 아늑함을 느낄 수 있으며, 산책로를 따라 바다 쪽으로 나가면 금빛 모래가 반짝이는 넓은 해변과 옥빛 바다가 펼쳐진다. 해변은 열대 식물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 뜨거운 햇볕 속에서 뿐만이 아니라 시원한 그늘 속에서도 허락된 게으름을 한껏 만끽할 수 있다.

6개의 레스토랑과 카페는 이탈리아 음식 정식코스를 비롯해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으며, 고객의 특별한 날을 축복해 주기 위해 해변 테이블에 정찬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 또는 매일 객실 테라스에서 둘 만을 위해 마련된 저녁 만찬을 즐길 수도 있다. 촛불 하나로 어둑어둑해지는 하늘을 밝히고, 바다와 연못과 새들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협연을 들으며 둘 만의 낭만을 키워낼 수 있는 것이다.

스파는 아난타라의 대표적인 부대 서비스이다. 각종 마사지와 트리트먼트, 미용 및 건강을 위한 아로마 테라피 등 다채로운 서비스와 스파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리조트 내에서도 테니스나 탁구, 헬스클럽 등의 시설에서 역동적인 시간을 보낼 수도 있지만 세일링 및 윈드서핑 프로그램이나 마운틴 바이크, 골프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면 바다나 외부에서도 갖가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신혼여행 커플들에게는 특히 아난타라의 수상시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리조트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는 수로를 따라 작은 조각배들이 돌아다니며 즉석에서 투숙객들에게 꽃 등을 판매한다. 수상시장이라는 것도 낭만적이지만 화려한 꽃 한 다발을 신부에게 선사하면 신혼의 꿈은 더욱 달콤해질 것이다.

태국 후아힌 글·사진=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취재협조=코오롱여행사 02-3701-4848
랜드=방콕 호돌이투어 02-735-9971

[인터뷰] 푸라카드 탄티푸라세르축 (Prakard Tantiprasertsuk) 레지던트 매니저

“품격높은 태국 정통서비스 자랑”
“아난타라에서 태국 정통의 품격 높은 서비스와 문화를 만끽하세요.”

푸라카드 탄티푸라세르축 레지던트 매니저는 품격 높은 태국 정통의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태국 왕실의 휴양지에 자리잡은 만큼 고품격을 유지하면서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태국의 문화를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게다가 단순히 태국 스타일만을 고집하지 않고 인테리어와 서비스 등에서 세계 각국의 문화를 접목시키고 있어 그 자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아난타라는 독특한 시설과 수준 높은 서비스로 이미 오래 전에 후아힌의 대표적인 고급 리조트로 명성을 얻었지만 아직 한국내 인지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제 막 붐이 일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신혼여행객을 중심으로 많을 때는 일주일에 20쌍 정도가 방문한 적도 있지만 아직 한국인 고객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증가 추세에 있는 한국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아난타라는 향후 한국 방문 홍보 등의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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