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부터 36억 아시아인의 축제가 개최된다. 제14회 부산 아시아 경기대회를 열흘 앞두고 각 분야별로 분주한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지난 6월 월드컵 이후 열리는 대규모 국제행사라는 점에서 여러 모로 관심을 끌고 있다.

9월29일부터 10월14일까지 16일간에 걸쳐 부산 광역시 일원에서 펼쳐지는 이번 아시안 게임은 ‘아시아를 하나로 부산을 세계로’란 표어 아래 제14회 부산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의 주최로 마무리 준비가 한창이다. 총 38개 종목의 경기가 펼쳐지는 이번 대회에는 북한을 포함,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4개 전 회원국에서 선수, 임원, 보도진 등 1만1,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조직위원회측은 예상하고 있다.

별다른 관광수효 없어

하지만 현재까지 대회와 관련한 관광객 수효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이른바 뜨거운 날이라 불리는 개·폐회식을 제외하면 평소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현지 여행사 관계자들은 전한다. 이에 대해 한 대형 인바운드 여행사 부산 지사 관계자는 “월드컵 때에도 경기가 있는 날만 그나마 관광객들이 들어왔었다. 이번 아시안 게임도 마찬가지로 개·폐회식 및 주요 경기가 있는 날에만 조금 몰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월드컵과 달리 아시안 게임은 지역적 행사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관심사는 아니기 때문에 일단 관광객들의 범위가 좁혀질 수 밖에 없다. 또한 국내에서도 월드컵 만큼의 붐 조성이 이뤄지고 있지 않는 형편에서 관광객들을 많이 유치한다는 것은 오히려 욕심”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부산 현지는 무관심한 분위기가 적지 않다. 특히 해운대 등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에서도 아시안 게임에 대한 분위기 및 눈에 띌만한 홍보물이 거의 없어 부산시가 개최지로서의 홍보 특수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급 호텔들, 대회 특수 ‘톡톡’

눈에 띌만한 관광 수효가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특급호텔들은 대회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미 개·폐회식 전후로 대부분의 특급호텔들은 예약 포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대회 본부호텔인 롯데호텔은 대회 기간 내내 대부분의 객실이 이미 예약 완료돼 지난 월드컵 당시 공식 숙박업체였던 소공동 롯데호텔이 영업 부진으로 많은 손해를 본 것과는 판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호텔업계의 선전에 대해 부산 아시안게임 숙박사업단인 호도투어 관계자는 “바이롬사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호텔들을 배려한 측면이 컸다”고 밝히며 “애초부터 수요층을 철저히 분석, 그에 맞게 블록을 설정했으나 미디어 물량 등의 초기 예약분이 부진한 관계로 호텔들의 요구에 따라 7월초부터 두 차례에 걸쳐 블록해지를 시작하면서 해지 물량도 각각 50%씩으로 대폭 늘려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8월말 마지막 블록해지 후 예약률이 뒤늦게 증가하기 시작해 오히려 방을 잡기 위해 우리도 호텔측에 부탁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대폭 해지된 물량들은 각 호텔별로 미리 선점된 여행사들이나 인센티브 단체들에게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부산 지역내 특급 호텔이 5개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특수를 더 누리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 지역 특급 호텔 한 관계자는 “부산 내 특급 호텔이 적어 대회 관계자들이나 임원진, 미디어팀 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약 수효를 맞출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하며 “더불어 부산의 경우 지금 같은 시기는 비수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대회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행사 관련 상품 없어

지난 월드컵 당시 인바운드 부진의 한 원인으로 꼽힌 입장권의 상품 판매 금지는 이번 아시안 게임 대회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입장권을 통한 어떠한 홍보활동도 금지돼 있다. 이는 월드컵이나 어떤 국제행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항목”이라고 전제하며 “ 때문에 상품과 연계된 여행사들의 입장권 판매는 엄연히 금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월드컵과는 달리 여행사들은 별반 반응이 없는 편이다. 대부분의 여행사가 이번 대회를 상품화하기 꺼리는데다 이미 뜨거운 날인 개·폐회식의 입장권을 조직위원회측에서 여행사 우선으로 관광상품 패키지화해 판매했기 때문이다.

부산 현지의 여행사 한 관계자는 “이 기간 들어오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응원단이거나 경기 관람이 목적이기 때문에 별반 수익성이 나지 않는 고객들”이라고 밝히며 “ 때문에 아시안 게임 대회를 특별히 상품화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한 관계자는 “관광객들을 유치하려고 해도 이미 조직위측에서 행사진행용 전세 버스들을 이미 다 임차해 버린 상태”라고 말하며 “98년도 신차들 대부분을 조직위에서 예약해 여행사들은 중고 버스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관계기관 차원에서의 지원 대책이 필요한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인바운드 시장 활성화 방안 필요

열흘 후면 제14회 부산 아시아 경기대회의 화려한 막이 오를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게임 대회의 인바운드 특수는 한참이나 멀어 보인다.

앞으로 있을 유니버시아드 대회 등 국내에 대규모 국제대회 유치는 날로 적극적인 모습을 띄며 점차 늘어가는 추세로 나가는데 비해 이에 따른 실질적인 관광 수효 및 관광 수익 수준은 예전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성공적인 행사 개최와 더불어 인바운드 시장의 활성화를 함께 모색해 나갈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산=정은주 기자 eunjur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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