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밤파는 산타클로스가 호텔에 등장했다.
웨스틴조선호텔 입구에 좌판을 펴놓고 손님끌기에 바쁜 산타군밤장수는 다름아닌 이 호텔 식음료 룸서비스 직원들.
최동칠(35)·이정호(24)씨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외국인들은 딱딱한 밤껍질이 탁탁 소리를 내며 터지는 모양이 신기한듯 「밤바베큐」를 연발한다』며 흥겹게 말문을 여는 최동칠씨는 『즉석에서 바베큐 요리강습(?)을 요청하는 이들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지난해부터 시작된 군밤판매는 불우이웃을 돕기위한 웨스틴조선호텔이 매년 기획하고 있는 모금활동의 일환으로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까지 판매를 계속할 계획.
대부분 단골고객은 호텔직원들이지만 장기투숙중인 외국인들도 군밤맛에 반한 고정팬이다.
어떤 외국인은 불우이웃을 돕기위한 군밤판매임을 알고 1만원을 선뜻 내놓기도 했다고.
군밤판매는 룸서비스직원들이 하지만 구매과에서는 밤을 사오고, 아트, 전기, 좌판제작, 바베큐 기구대여등은 호텔 각 부서에서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들 산타군밤장수들의 하루 매상은 10여만원. 군밤 5알에 1천원을 받고 있지만 하루 매상에 비해 유난히 큰 모금통이 눈에 띈다.
『얼마전 궂은 날씨때문에 좌판을 철수하려고 정리하다가 좌판대에 올려놓았던 군밤을 판매한 돈이 모두 바람에 날려가 차도로 뛰어들어 목숨걸고 줍기도 했다』고 말하는 이정호씨는 다음날 당장 큼직한 모금통을 마련했다며 이젠 강풍이 몰아쳐도 끄덕없다고 말한다.
『우리가 즐거운 마음으로 하기때문에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올해 군밤판매에 자원했다는 최씨와 이씨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거의 하루종일 밖에 서서 군밤을 팔아야 하지만 추운 줄도 모르겠다며 연신 싱글벙글 신나한다.
『가족같은 분위기로 손님을 대하는 것이 장사비법』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지나가는 사람마다 외국인·한국인 가릴 것 없이 상냥한 인사를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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