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여행수지 적자가 16억3,880만 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여행적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적자 1억 1,230만 달러의 14.6배에 달해 한은이 여행수지 집계를 시작한 지난 80년 이래 반기(半期) 중 적자로는 가장 높은 수치이다. 한은은 하반기에도 적자 행진이 계속되어 올해 총 여행수지 적자는 2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국가의 대외 이미지를 높이고 높은 외화가득률로 나라의 경제발전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내는 관광산업을 국가의 주요 전략산업으로 지정하여 관광산업 육성에 경쟁적으로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관광(觀光)은 말 그대로 한나라의 빛을 보는 것이니 만큼 서로간 오며 가는 쌍방향 채널이 갖춰져야 발전할 수 있다. 자기집 대문은 걸어 잠근 채 쪽문으로 밖의 손님만 들어오라고 한다면 동네간의 친분이 어떻게 이뤄지겠는가?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1987년에 88서울 올림픽개최를 계기로 그동안 꽁꽁 잠궈뒀던 내국인 해외여행의 문을 활짝 열어 젖혔다. 우리 국민의 교육수준을 향상시키고 바람직한 국제 관광교류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대단히 뜻 깊은 일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런데 그동안 ‘별탈없이’ 흑자만 기록하던 여행수지가 내국인의 해외여행자유화 이후 적자로 돌아서자 국민들의 해외여행이 외화유출의 주범으로 내몰리고 있는 듯하다. 특히 최근의 환율하락과 주5일 근무제 확대 등으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증가추세를 보이자 해외여행에 대한 비난이 더욱 거세질 것 같은 분위기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극히 안일하고 근시안적인 사고방식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국민들의 가계규모와 가처분 여가시간이 늘어나서 해외여행이 자연적으로 증가한 것인데 해외여행에 나서는 사람을 비난하거나 정부가 억지로 통제한다고 국민들의 해외여행이 줄어들겠는가?

국민들의 해외여행이 늘어나서 적자가 생겼다면 늘어난 만큼 외국 관광객을 우리나라로 유치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나 관계기관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국인의 해외여행을 안내하는 전시회는 해마다 개최하면서 외국 관광객을 한국으로 유치하기 위한 인바운드 전시회는 지금껏 단 한번도 개최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봐도 그동안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에 얼마나 무관심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이에 반해 지금 선진국들은 자국에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대규모 인바운드 관광전시회를 매년 성황리에 개최하고 있다.

미국의 ‘파우와우(Pow Wow)’, 호주의 ‘호주관광교역전(ATE)’, 일본의 ‘타비페어’ 등 유명한 해외 인바운드 관광전시회에는 해마다 참가자 수가 늘어나고 있어 해가 갈수록 더욱 규모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파우와우는 인디안 추장을 선출하기 위한 대규모 잔치를 뜻하는 인디안 용어라고 한다. 정부와 항공사, 호텔, 주요 관광시설들이 힘을 합쳐 투자를 하고서 그 과일을 따먹겠다는 발상이다.

우리의 경제규모나 산업발전을 생각할 때 지금까지 각국의 NTO들이 와서 한국관광객을 끌어 가겠다는 전시회는 성황을 이루면서 반듯한 인바운드 전시회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관광관련 정부 기관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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