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한·중 수교 10주년 행사와 함께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이벤트를 맞이하여 ‘잠자는 거대관광대국 (Sleeping Tourism Giants)’ 으로 표현되는 중국시장 특수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었으나, 결과는 오히려 중국관광객 유치실적이 뒷걸음 치고 있어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원인 분석을 하면 많은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중국관광객을 유치함에 있어 문제해결을 어렵게 하는 근본적인 오류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문제 해결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오류중의 하나는 중국인들의 문화적 구조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경향이다. 북방 중국인과 남방 중국인을 동일한 여행상품, 음식 등으로 취급하지 말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이용하고 있는 한국관광 패키지 상품은 일부 단체의 요청에 의해 구성되는 패키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문화적 차이를 무시한 여행상품이다.

전통적인 중국문화를 보면 집단주의적 사고(collectivism) 체계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시장경제체제가 상당히 진전된 남방 중국인들은 개인주의적 사고(individualism) 체계가 꽤 보편화돼 있다. 집단주의적 사고를 가진 북방 중국인들은 그룹에 속하여 여행을 하고 여행사 일정에 잘 따르는 경향이 있지만, 자아 만족과 자아실현을 가치관으로 가지고 있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남방 중국인들은 틀에 박힌 여행일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로 같은 중국인이지만 두 집단간의 여행행태나 선호하는 관광활동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주로 한국의 중국인 수용태세는 남방 중국인들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이질적인 문화요소를 가진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관광코스·도시·관광지·옵션관광·쇼핑품목·음식 등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중국인을 동일하게 바라보는 규범적 접근 방법에서 행위주의적 접근방법으로 전환하여 이에 적합한 전략 대책들을 마련해야 한다.

두 번째로 야기되는 오류는 중국관광객 모두를 시장가치적인 측면에서 동질적인 집단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행가격에 대하여 매우 민감한 중국인들은 가격에 대한 탄력성이 클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중국관광객들의 주요 해외여행 동기는 저렴한 가격이고, 해외여행의 장애요인도 여행비용이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계층이 한국 여행을 한다고 해도 해외여행의 초기 단계에 있는 중국인들은 일단 낮은 가격으로 여행하기를 선호한다. 그래서 여행기간 내내 수준 높은 서비스를 원하면서도 한국 여행상품 가격에 대한 중국인들의 허용수준의 폭은 매우 좁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여행사들이 가격 덤핑을 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방한 중국인들 중에는 다양한 계층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여야 한다. 따라서 고객특성에 따른 가격세분화 전략이 중국관광객 만족도 제고 및 유치전략 측면에서 활용되야 한다.

우리가 명심해야할 사항은 그들의 문화 및 경제적 요소를 무시하고 여행상품 가격의 덤핑에서 오는 시장의 왜곡으로 그들을 자칫 싸구려 관광객으로 취급하여 그들의 방한 경험에 대한 구전 효과 (word of mouth)를 과소평가한다면 앞으로 중국시장의 공략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우리는 부가가치가 높은 중국관광객을 유치함에 있어서 규범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중국인들을 좀더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행위주의적 접근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대구계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cwkim@k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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