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을 국가발전을 위한 중요한 전략산업이라고 볼 때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내놓을 만한 관광자원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사실상 관광산업활성화를 위한 각종지원책은 물론 국제적인 관광홍보와 마케팅노력 등도 관광자원이 없으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지금 우리는 이러한 가장 기본적인 문제를 고민해 볼 때이다. 중국만 해도 유구한 역사와 문화가 투영된 다이나믹한 자연에 상하이, 홍콩, 마카오에 디즈니랜드 등 세계적인 테마파크를 개발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수준의 선진경제에 일찍부터 전국토의 관광개발이 성숙기에 있으면서도 새로운 시설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임창열 전 경기지사가 중앙정부와 수도권규제문제로 다툴 때 자주 내세웠던 일이 레고랜드 유치실패건이다. 레고사가 1999년 경기도 이천에 레고코리아를 통해 30만평정도의 레고랜드를 개발하려다 포기하고 독일로 투자처를 옮겨간 일이다.

당시 포기의 배경은 수도권정비계획법(이하 수정법)에 의거, 2만평까지밖에 개발할 수 없다는 제한과 실질투자액 사전 담보요구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정법의 이러한 획일성에 대해 기업들은 다지구개발시스템으로 대응하겠다고 한다.

단위지구당 2만평을 넘을 수 없으니 2만평씩 여러 곳을 필요한 만큼 개발하겠다는 발상인데, 이렇게 되면 환경파괴는 더 크게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획일적 법집행이 같은 방식의 대응을 초래하고 있는 셈이다.

투자액 사전담보요구는 그야말로 억지다. 개발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최종 투자액을 담보해야 부지규모 제한철폐여부를 검토해 보겠다는 요구가 투자자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최근 또 하나의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 롯데가 잠실에 추진하는 제 2롯데월드인 112층 건물이다. 롯데월드와 민속촌, 에버랜드 등으로 대표되는 우리 관광자원이 노후화되거나 식상해지는 시점에서 세계 최고의 관광건물은 그야말로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예상되는 교통혼잡과 조망권 침해 등을 걱정한 지역환경단체와 공군의 반대로 이 사업의 추진도 거의 물건너간 상황에 이르렀다고 한다. 물론 문제야 있겠지만 솔직히 대도시에서 조망권을 해친사례가 어디 한두번인가?

서울공항도 김포공항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나왔다고 한다. 구체적인 내막까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어려움은 어려움의 내용을 아는 한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 해답이 나올 것 같다.

그러나 현실에선 제대로 된 논쟁도 없이 필요한 계획들이 사장되고 있다. 신경질적인 순결주의로 무장한 시민단체와 획일적 기준의 공무원들에게 다른 의견으로 보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최근 강원도개발에 대해서도 비슷한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대화없이 원칙적인 주장으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우리는 관광송출국으로 전락하고 있다. IMF 수준의 경제위기 이전에 관광수지의 개선은 꿈같은 얘기다.

한국관광연구원 연구위원 stkim@k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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